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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19 직격탄 서비스업…"만회할 수 없는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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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사상 최대 감소했는데 3월엔 더 큰 위축 우려

소비심리 둔화로 장기화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비스업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면서 경기를 장기적으로 제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은 지나간 시점의 생산 감소를 만회하기 어려운 특성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더 오랫동안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같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서비스업 비중이 작기 때문에 타격은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역대급' 감소 2월 서비스업 생산…3월은 더 큰 위축 우려

연합뉴스

문 닫은 CGV 명동점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GV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난 심화로 28일 부터 직영 극장 116개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전국 35개 극장 영업을 중단한다. 사진은 이날부터 영업 중단에 들어간 CGV 명동점. 2020.3.28 uwg806@yna.co.kr



2월 서비스업 생산은 3.5% 줄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외부 활동을 큰 폭으로 줄인 결과다.

문제는 3월과 4월에는 더 큰 위축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2월 중순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확산한 점을 고려하면 2월 수치는 코로나19 영향을 100% 반영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3월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으로 정했지만, 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이달 19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다.

무도장·체력단련장·체육도장 등 실내체육시설, 클럽·유흥주점 등 유흥시설,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는 추가 업종(PC방·노래방·학원 등) 운영 제한이 연장된다. 약 한 달간 이들 서비스업 생산이 '증발'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서비스업 호조의 한 축이었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 역시 더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68만5천212명으로 1년 전보다 43.0%나 감소했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국가의 코로나19 감염자가 3월 중순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한국발 입국 제한 조치를 한 국가가 100개국을 넘어서면서 항공업 등을 비롯한 관련 산업은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 소비심리 둔화로 서비스업 타격 장기화 우려

연합뉴스

'소비심리 언제쯤 되살아날까'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소비심리를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추락시켰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 급락한 78.4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 역시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2020.3.27 jieunlee@yna.co.kr



소비심리가 둔화하면서 서비스업 타격이 장기화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나 떨어진 78.4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하락폭은 월별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최대다.

KB증권이 1996년 2분기∼2019년 4분기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자심리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심리지수가 1포인트 하락하면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0.12%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평균 소비자심리지수는 93.2로, 작년 4분기(100)보다 6.8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분기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전년 동기대비·불변지수 기준)은 작년 4분기에서 0.8%포인트 떨어진 1.3%로 계산된다. 다른 요인까지 반영된다면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번 떨어진 소비자심리지수는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서비스업 타격은 전례 없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때 소비자심리지수를 보면 5월 104.8에서 6월 97.7까지 7.1포인트가 하락했다가 10월 104로 올라 회복하는 데만 5개월이 소요됐다.

메르스가 2015년 5∼7월 3개월만 지속했으며 사망자 수도 더 적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비자심리지수 회복은 더 더딜 수밖에 없고 서비스업은 긴 내리막의 터널로 진입할 우려가 있다.

◇ "만회 안 되는 서비스업 타격 지속 우려…다른 선진국보단 덜할 듯"

연합뉴스

공항 썰렁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31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 '하계(4∼9월) 운항 스케줄'이 시행되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는 김포공항에서 국제선 비행기가 한 대도 운항하지 않는다. 2020.3.31 seephoto@yna.co.kr



이러한 서비스업 생산의 장기적인 둔화는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서비스업은 다른 산업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 만회가 불가능하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3월에 외식을 100% 줄인 가구가 코로나19가 해소된 뒤 외식을 200% 하기는 어렵다. 끼니를 늘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감염 우려로 영화관에 가지 않은 소비자가 상황이 종식된 뒤 영화관을 그만큼 더 찾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서비스업 생산 감소가 장기화하면 그만큼 국내총생산(GDP)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가하는 셈이다.

메르스 때는 2015년 5∼6월 두 달간만 서비스업 생산이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가장 길게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한 때는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9∼12월 넉 달이다.

일부만 코로나19의 영향권이었던 2월 서비스업 생산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기록을 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한국의 서비스업 생산 비중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상대적인 타격은 덜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0%였다. 미국(77.4%), 영국(70.6%), 프랑스(70.3%), 일본 (69.1%), 이탈리아(66.2%) 등 다른 선진국보다 낮다.

정부 관계자는 "만회가 안 되는 서비스업 타격이 계속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다만 다른 선진국보다는 서비스업 비중이 작기 때문에 다소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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