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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트럼프, 탄핵궁지 처하게한 정보당국자 기습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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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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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자신을 탄핵의 궁지로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관해 의회에 최초 보고한 정보기관 감찰관을 전격 경질했다. 이번 해임 조치는 지난 2월 초 포스트 탄핵 국면에서 이어진 반대파에 대한 '피의 숙청' 작업의 연장 선상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마이클 앳킨슨 감찰관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자신이 임명한 정보기관 감찰관들을 신뢰하는 게 중요한데 앳킨슨 감찰관에 대해선 더는 그럴 수 없다고 전했다.


앳킨슨 감찰관은 작년 9월 하원 정보위 비공개회의에 출석해 미 정보기관감찰관실(ICIG)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내부고발자 고발을 접수했다는 사실과 관련 고발 내용을 진술, 민주당 탄핵 추진의 실마리를 마련한 인물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금요일 밤의 해임"이라고 부르며 더욱이 백악관이 코로나19 위기 와중에 역사적으로 초당파적으로 여겨온 정보기관을 정치화하려고 한다고 맹공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앳킨슨 감찰관에 대한 부끄러운 심야 해임은 법과 선서에 요구된 대로 헌법과 국가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맡은 바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해낸 애국적인 공복에 대한 뻔뻔한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정보당국자에 대한 보복은 권력 앞에서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오싹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펠로시 하원의장과 함께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우리나라가 국가적 비상사태를 헤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이뤄진 대통령의 결정은 우리나라와 국가안보를 보다 더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하차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자신의 위법행위를 폭로한 정보기관 감찰관에 대한 정치적 복수를 자행하기 위한 '가림막'으로 악용했다"며 앳킨슨에 대한 경질은 그 자체로 부패 행위이자 국제적 위기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안이 지난 2월 5일 상원에서 부결되자마자 하원의 탄핵 조사 및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과 그의 쌍둥이 형제 예브게니, 고든 손들런드 주(駐) 유럽연합(EU) 미국대사 등을 현직에서 축출한 것을 시작으로 눈엣가시 인사들에 대한 '포스트 탄핵' 숙청 작업에 나섰다. 동시에 충성파들을 대거 요직에 앉혔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진술을 해 미운털이 박힌 존 루드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퇴 압력을 폭로하며 물러났다.


지난달 6일에는 교체설이 끊임없이 돌았던 믹 멀베이니 전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을 북아일랜드 특사로 지명하고 탄핵 국면에서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심복' 공화당 마크 메도스 하원의원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전격 기용하며 물갈이에 정점을 찍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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