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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코로나 바이러스 묻어있을라’ 지폐·주화 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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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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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주요국 곳곳에서 현금 사용이 줄어든 반면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거래가 늘어난 데다 화폐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비접촉 수단으로 결제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5일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이 최근 주요국 지급수단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이 같은 각국 현황을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ATM 네트워크 운영기관인 링크(LINK)는 영국 내 현금 사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영국, 현금 사용 절반으로 줄어

러시아, 시중 ATM 제한 권고

독일 등 ‘가능성 낮다’ 사용 장려

한국·미국은 사용한 화폐 ‘방역’


인도 현지 전자상거래 유통망 아마존 인디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 코스타 커피 등 일부 관광지와 상점에서는 아예 현금 결제를 금지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ATM 서비스 제한을 권고했다.

현금 사용에 대한 정책당국의 대응은 엇갈린다. 영국과 독일, 캐나다, 스웨덴 등 일부 중앙은행은 지폐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현금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반면 인도와 러시아, 유럽, 필리핀, 베트남 등 중앙은행은 현금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의 국가에서는 현금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용 화폐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 주요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폐·주화에서 수일간 생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국내 비대면·비접촉 결제 증가

미 소비자 30%, NFC 사용 시작

중국은 결제앱에 건강관리 접목


현금 이용이 줄어든 자리는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지난 2월 온라인 유통업체(13곳)의 매출이 34.3% 확대됐고 온라인 업체의 결제금액이 일제히 증가했다. 쿠팡 결제금액이 1월 1조440억원에서 2월 1조6300억원으로 늘었고, 이베이코리아(1조2600억원→1조4400억원), 11번가(7300억원→8200억원)도 모두 결제금액이 증가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의 30%가 근거리무선통신(NFC)카드, 스마트폰 등 비접촉 지급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에서도 전체 카드 사용액 중 비대면 결제 비중이 50%를 상회해 코로나19 사태 이전(35%)에 비해 늘었다. 영국과 아일랜드, 캐나다 등은 비접촉 결제 한도를 늘려 비대면 결제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새로운 지급결제 서비스도 나왔다. 중국 알리페이는 가입자들의 결제내역을 확인하고 바이러스 감염지역 방문 정보를 활용해 가입자들의 건강상태를 관리해주는 ‘알리페이 헬스코드’ 서비스를 내놨다. 국내에서도 중앙정부와 서울·경기·대구 등 지자체가 지역사랑상품권을 통한 재난 긴급생활비를 모바일 형태로 발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화폐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의회에서는 디지털 달러를 만들면 개인들의 전자지갑에 신속히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나 디지털화폐는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소외를 심화시킬 수 있다. 최근 호주의 30여개 지역 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정책으로 디지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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