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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줄도산 위기 기간산업…전문가 위기대응 3대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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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영호 기자, 권혜민 기자]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위기로 한국 산업계의 '대동맥'인 국가기간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항공·해운·정유·자동차 같은 기간산업들은 더 직접적이고, 더 강력한 타격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종은 한번 무너지면 되살리기 어렵고, 그 반사이익이 해외 경쟁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속성이 있다. 코로나19 확산 못지 않게 우리가 국가기간산업의 위기 현주소를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와 업계의 코로나 뉴딜 정책이 어디에서, 어떻게 필요한 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MT리포트-코로나 뉴딜로 기간산업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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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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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이어지면서 항공, 정유화학, 자동차 등 주력산업 충격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뿌리를 이루는 주력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생존 △구조조정 △미래 경쟁력 확보를 키워드로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지원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돈 돌아야 생존…유동성 지원 최우선

전문가들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한 것은 기업 유동성 확보다. 코로나19 글로벌 시장이 사실상 셧다운되면서 ‘생산→소비→투자’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경제 순환구조가 꽉 틀어막히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 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은 기업을 살리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회사채 보증 확대 등의 지원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기업들이 당장 4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막기 위한 현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면서 “과거 경제위기 상황을 보면 우량기업이라 해도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흔들리는 만큼 유동성 공급이 우선적으로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무너진 경제순환 고리를 복원하기 위한 고강도 내수진작 대책도 주문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세계적으로 수요·공급 양측이 충격을 받은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일단 생산은 가능한 상태”라면서 “살아있는 내수 시장이라도 이어가기 위해서 내수진작 대책으로 어떻게든 소비가 이뤄지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최근 어려움이 누적된 자동차업계가 충격을 크게 느끼는 상황”이라며 “부품업계 등 자동차 생태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개별소비세에 이어 취등록세 인하 등 추가 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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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산업 위기 대응을 위한 전문가 제언./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대기업 고용 안전망도 확대…구조조정 충격 정부가 분담해야

전문가들은 또 경기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정부가 분담해 기업이 홀로 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실장은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기업실적 악화 되면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이 따라온다”면서 “우리 노동시장의 경우 노동조합 문제 등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이 떨어져 기업이 충격을 다 떠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규모를 더 확대하고 대기업 지원을 위한 고용 안전망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조 실장은 “항공, 석유화학 등의 경우 외부 충격까지 겹쳐 기업이 자체적으로 위기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이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고 대응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법·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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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여파로 여객 운항이 급감한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 제주항공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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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기업 족쇄 풀어 미래 투자 지원해야


전문가들은 위기 극복 이후를 내다본 미래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도 위기 상황인 만큼 지금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 극복 이후 글로벌 산업지형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 실장은 “지금 냉정히 보면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다 주춤거리는 상황”이라며 “여력만 있다면 지금이 미래 투자를 확대해 초격차를 유지하거나 격차를 늘릴 수 있다는 의미. R&D(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미래성장동력 확충할 수 있게 유도하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많이 어렵지만 역설적이게 AI(인공지능), 자율주행, 클라우드, 통신, 5G, IT장비 등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업들이 위기 전 계획했던 R&D 등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지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 실장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잘 견디고, 잘 준비한다면 위기 극복 이후에 주요 산업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정부도 위기를 기회 삼아 R&D 세액공제 확대, 법인세 인하, 규제개혁 등 대대적 정책수정으로 기업 족쇄를 풀어 기업들이 지금이라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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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28일 울산 13번째 확진자가 울산 현대자동차 도장2부 직원으로 확인되면서 현대차 울산 2공장의 가동이 중단 됐다. 2020.02.28,/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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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호 기자 yhryu@mt.co.kr, 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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