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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정찬헌 "깨끗한 공은 그만, 더 지저분한 공 던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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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이후 11개월 만에 2이닝 무실점 투구

"중요한 건 구속이 아니라 공 움직임

올해 마무리는 고우석, 난 패전처리도 가능"

“어렸을 때부터 ‘공은 좋은데 깨끗해서 치기 쉽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좀 더 지저분하게,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LG 정찬헌(30)이 허리 수술 이후 11개월 만에 마운드에 올라 무난한 투구를 했다. 정찬헌은 5일 백업과 2군 선수 위주로 출전한 팀 청백전에서 선발 투수로 출전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고, 2회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병살타를 유도했다. 직구, 커브, 포크볼 등 15개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시속 142㎞를 찍었다.
조선일보

정찬헌이 5일 오후 잠실에서 청백전을 마친 뒤 인터뷰하는 모습.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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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월 말 이후 허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이날 청백전을 통해 복귀 신고식을 했다. 그는 “적은 투구 수로 마무리해서 좋다. 우려했던 ‘볼, 볼, 볼’이 아니라 안타를 맞더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몸 상태는 80%까진 올라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또 “기존의 변화구 각이 (부상 이후) 변하긴 했는데, 10년 동안 비슷했던 공 움직임이 바뀐 게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찬헌은 작년 시즌 초 팀 마무리를 맡아 13경기 1승 1패 6세이브(평균자책점 1.80)를 올렸다. 그는 “작년에 몸이 워낙 좋아서 힘을 빼고 던져도 시속 146~147㎞가 나왔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다”며 “그렇지만 구속은 지금 정도(142㎞)에 멈춰도 좋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움직임”이라고 했다.

정찬헌은 “올해 팀 마무리 투수는 여전히 고우석이다. 우석이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며 웃었다. 그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신예 고우석이 34세이브(평균자책점 1.54)를 기록했고 프리미어12에도 출전했다. 정찬헌은 “우석이에게 ‘결국 네가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많이 말했었는데, 우석이가 기회를 잘 잡아서 그게 작년에 현실화됐다”며 “난 변화구로 맞춰 잡는다면, 우석이는 누가 봐도 강한 공을 던진다. 우석이가 앞으로 10~15년간 마무리를 맡아야 하고, 난 언제든 내려놓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개막 후 한두 달 정도 지나면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그는 “하고 싶은 역할을 정하진 않았고, 패전처리도 하라면 할 것”이라고 했다. “선발도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 (그런데) 난 선발 10연패가 아직 진행 중이다. 혹시나 못 끊으면 11연패가 될 수도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신인이었던 2008시즌 선발로 14경기에 나서 1승 12패를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은 5일 경기를 마친 뒤 “정찬헌은 아직 본인의 구속을 다 못 내는 것 같다”며 “당장 1군에 있기보단 2군에서 재활하며 경기에 내보내 체크할 예정”이라고 했다.

[잠실=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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