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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퇴직연금, 덩치는 커졌는데…수익률은 여전히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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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의 적립금 규모가 지난해 200조원을 넘어섰다. 수익률은 2019년 말 기준 정기예금 금리(1.76%)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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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의 ‘2019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21조2000억원이다. 전년도보다 31조2000억(16.4%) 늘어났다.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 138조원 ▶확정기여형(DC)·기업형 IRP 57조8000억 ▶개인형퇴직연금(IRP) 25조4000억원이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2.25%로 전년도(2018년)보다 높았다. 전년에는 1.0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해 은행예금만 못하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운용방법별로는 예·적금, 보험을 주로 이용하는 원리금 보장형의 수익률이 1.77%였고, 펀드에 투자하는 실적배당형이 6.38%를 기록했다. 특히 실적배당형은 전년도 보다 수익률이 10.2%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리금보장형은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예·적금이 편입됐고, 수수료가 인하된 영향으로 수익률이 소폭 상승했다”며 “글로벌 증시 및 해외 채권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며, 해외펀드가 실적배당형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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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현황 및 운용방법별 연간수익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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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에 비하면 저조한 수익률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의 호조 등으로 연간 수익률이 11.3%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는 26.8%, 코스피는 7.7% 상승했다.

장기 운용 수익률도 마뜩잖다. 5년(2015~2019년) 연 환산 수익률은 1.76%였고, 10년(2010~2019년)은 2.81%다. 만약 2015년에 5년 만기 은행 정기 예금을 들었다면 1.99%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만큼 은행 예금만도 못한 투자였던 셈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원인으로는 포트폴리오 부재와 개인의 무관심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퇴직연금은 은행 예·적금이나 보험상품에 주로 투자하는 원리금 보장형의 비중이 89.6%(198조2000억원)로 매우 높다. 저금리 상황임을 고려하면 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익률과 상관없이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금융회사가 수수료로 평균 0.45%를 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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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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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형은 투자 수익률에 따라 연금액이 결정되지만, 여전히 상당수 개인이 운용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DC형 가입자 중 1년 동안 운용 지시를 전혀 하지 않은 가입자가 90%(2017년 기준)다. 정부는 별도의 운용 지시가 없더라도 금융회사가 사전에 정한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사전 지정 운용(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퇴직금이 보장된 DB형 외에 DC형도 원리금보장형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편”며 “해외투자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개인의 은퇴시점에 따라 자산을 배분해주는 라이프사이클 펀드(TDFㆍTarget Date Fund)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사전 > 확정급여형(DB)

퇴직급여가 퇴직 시점 평균 임금과 근속연수에 따라 사전에 결정되는 제도. 퇴직연금 운용 수익과 무관하게 약속된 금액이 지급된다.

용어사전 > 확정기여형(DC)

사용자(회사)가 연간 임금 총액의 1/12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지급하는 방식. 퇴직연금 계좌 운용 성과에 따라 근로자가 받는 퇴직급여액이 달라진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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