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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담배 무는 순간 조심하세요"…흡연자, 코로나에 취약한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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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 5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

4일부터 흡연자도 고위험군…비흡연자보다 중증 발전 14배 많아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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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흡연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 증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담배를 피우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더 쉽게 감염된다는 지적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5일 중대본 정례브리핑을 통해 방역당국이 하루 전 흡연자를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추가한 배경으로 두가지 이유를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먼저 "흡연자의 경우 얼굴과 호흡기 계통에 손이 자주 접촉된다는 위험성 때문에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담배갑에서 궐련을 빼내어 입에 대는 과정에서 호흡기 계통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실제 궐련을 한개비 피울 때마다 흡연자는 맨손으로 궐련 필터를 손으로 집어 꺼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입안으로 가져간다. 만약 엘레베이터 버튼이나 난간을 스쳤던 손가락이 뭔가에 오염됐다면 오염물은 담배 필터에 묻어 흡연자의 입 속으로 직행한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운다고 하면 흡연자는 하루 20번 손에 묻은 오염물을 입에 넣는 셈이다. 만약 오염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라면 흡연자는 아찔한 상황을 맞게 된다.

방역당국이 흡연자를 고위험군으로 추가한 또 다른 이유이자, 주된 배경은 병세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흡연이 일상적으로 폐에 손상을 가한 만큼, 코로나19에 걸린 흡연자는 마치 폐 관련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처럼 더 심각하게 병세가 진행되는 셈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14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권 부본부장은 "가장 최근에는 영국의 방역기구에서 현재의 흡연 여부와 과거 흡연력을 다 고려하면 흡연자 코로나19 환자가 비흡연자에 비해서 중증 이상으로 발생할 확률이 14배가 높다는 중국의 연구 논문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해외 전문가들은 궐련뿐 아니라 전자담배도 코로나19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탄튼 글란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교수는 지난달 31일 대학내 학술지에 게재한 글에서 금연 및 베이핑(전자담배 흡연) 중단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심각한 폐 질환 위험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글란츠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폐를 공격하기 때문에 담배나 마리화나를 피우거나 베이핑을 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감이나 다른 감염에 노출되면 일반 흡연이나 베이핑으로 인한 부작용이 비 흡연자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증 감염, 비패혈증 또는 둔상 등의 위험요소를 가진 상황에서의 흡연은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의 발생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폐렴 악화로 염증성 물질들이 폐조직을 손상해 ARDS가 나타나기 쉽다. ARDS가 나타나면 자가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기를 기도에 삽입해 치료를 받게 된다.

글란츠 교수는 전자담배의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의 발전 여부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전자 담배에서 나오는 에어로졸은 노출시 폐 세포에 해를 끼치고 감염에 대한 반응 능력이 저하된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란츠 교수는 또한 간접흡연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그는 "간접흡연 등으로 체내에 낮은 수준의 니코틴 대사물질인 '코티닌'이 있는 사람들 역시 ARDS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을 겪을 위험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suhcrat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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