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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승조원 살리고 잘린 美루스벨트호 함장 “코로나19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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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사관학교 급우 2명 밝혀

2일 경질 전 증상 보이기 시작

괌 해군기지에 격리된 상태  

바이든 “경질은 범죄에 가까워”

헤럴드경제

[미 해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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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승조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까 우려해 미국의 군 고위층에 하선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뒤 전격 경질된 핵 항공모함 루즈벨트호의 브렛 크로지어〈사진〉전 함장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걸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크로지어 전 함장과 가족을 잘 아는 그의 해군사관학교 급우 2명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지난 2일 경질되기 전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걸로 알려졌다. 그는 항모에 탄 승조원 관련, “전쟁 중도 아닌데 죽을 필요 없다”는 요지로 해군에 격리조처를 간청한 서한이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처음 공개되면서 논란 끝에 해임됐다. 4800명 가량인 승조원의 절반은 배에서 내려 괌의 호텔에서 격리생활을 하도록 만든 뒤다. NYT는 크로지어 전 함장이 현재 괌 해군기지에 격리돼 있다고 전했다. 그가 언제 처음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해 결과를 받았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나와 “토머스 모들리 해군장관 대행이 크로지어 함장을 경질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어려운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크로지어 전 함장의 경질을 원한 거냐는 질문에 “해군장관의 전화였다. 그가 나에게 와서 보고를 했다. 난 그에게 ‘(그 결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승조원 중 코로나19 감염자는 155명에 이르고, 이들 중 입원자는 없다고 했다.

승조원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크로지어 전 함장의 경질은 냉담하고 불공평한 처벌이라는 비난이 비등했다.

그러나 군 고위층의 생각은 달랐다. 모들리 장관 대행은 “크로지어는 위기 와중에 매우 형편없는 판단을 했다”며 “불필요하게 가족을 걱정했고, 지휘계통을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크로지어 전 함장의 경질을 지지, “편지에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 됐다”며 “그가 한 짓을 끔찍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ABC에 “경질이 아닌 칭찬을 받아야 한다”며 “(경질은) 범죄에 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크로지어는 이 사안을 완벽하게 다루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도 “그의 경질은 과잉반응”이라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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