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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글로벌 위기 이제 검증의 시간, 열흘간 이 경제지표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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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패닉은 추측과 추정의 시간, 지금부턴 숫자로 하는 검증의 시간!

3월 미국 고용지표는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바른 온도계였다.

취업자수 70만1000명 감소…사태 초기 피해를 보여줄 뿐이다.

9일 미 실업수당 신청건수, 14일 어닝시즌, 17일 중 성장률 주목!

글로벌 경제에서 추정의 시간은 저물어간다. 주가 추락 등 시장패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19)의 경제적 상흔에 대한 추측과 추정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선 ‘검증의 시간’이다. 거시경제와 기업의 순이익에 얼마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지 숫자 등으로 확인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검증의 시간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막이 올랐다. 미국 3월 신규 취업자수와 실업률이 발표됐다.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수는 70만1000명 줄었다(실업률은 4.4%).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순간에 미 취업자수는 80만 명 정도 줄었다. 단순 비교하면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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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미국의 신규 취업자수(비농업)가 70만1000명 감소했다. 이는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상황을 보여주는 데이터다. 단위: 천명





미 취업자수는 가장 빠른 경제 온도계!



미 노동부는 “취업자수 조사는 매월 12일이 들어있는 주에 이뤄진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패닉은 3월12일이 들어 있는 주의 한 주 뒤에 본격화했다. 3월 취업자수엔 코로나 충격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일반적으로 취업자수와 실업률은 뉴욕 증시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제지표다. 미 경제분석회사인 이코노믹아웃룩의 버나드 버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고용지표는 조사 시점과 발표 시점 사이에 시간차가 아주 짧아 실물경제 상황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주(6~10일)에 발표되는 미국과 유럽 지표들은 대부분 2월치다. 코로나19 사태로 3월 중순 이후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2월치는 해묵은 데이터나 마찬가지다. 단, 금요일엔 미국과 중국 물가통계가 발표된다. 3월치지만, 위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데이터의 주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상보다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졌을 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시간 9일 오후 9시30분에 발표되는 미국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주목할 필요는 있다. 최근 정리해고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380만 명 이상 늘었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컨센서스”라고 전했다.



어닝시즌(earning season)이 막 오른다



검증의 시간은 올 1분기 기업의 실적발표(어닝시즌)와 함께 본격화한다. 이달 14일부터 기업들이 줄줄이 성적표를 내놓는다. 가장 먼저 하는 글로벌 기업은 금융그룹 JP모건과 웰스파고다.

블룸버그는 지난 주말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올해 1분기 기업 성적표에서 중요한 점은 숫자가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미 실적이 나쁠 것이라는 예상은 주가 등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 등은 발 빠르게 주주의 기대치를 낮추는 작업을 했다.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기존 예상치를 수정해 발표했다. 투자자 등이 주목해야 할 대목은 “최고경영자(CEO)의 판단과 올해 2분기 이후에 대한 전망(가이던스)”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먼저 매 맞은 중국 성장률을 주목해야!



코로나19의 발원지는 일단 중국 우한이다. 올해 1월 중순부터 충격이 본격화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폐쇄조치(lockdown)를 실행했다. 한국시간 17일 오전 11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올 1분기 경제 성적표를 받아든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다른 나라의 ‘가까운 미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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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올 1분기 경제성적표를 받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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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1분기 중국 성장률이 마이너스 14.3%(전년 동기)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개혁ᆞ개방을 한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경우는 1992년 이후 28년 동안 거의 없었다.

다만, IHS마킷라지프비스워스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자와 통화에서 “중국인들의 소비가 3월 이후 아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은 부진하지만, 내수 위주로 성장이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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