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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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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에서 고립된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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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귀국 고민하지만 쉽지 않아

베테랑 다루빗슈는 인종차별 공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이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고립 상태에 있다. 미국에 잔류하기도 불편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도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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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최근 세인트루이스 홈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때문에 훈련은커녕 일상생활도 어려운 상황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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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의 고민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지난겨울 김광현을 2년 800만 달러, 옵션 포함 최대 1100만 달러(136억원)에 영입한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고민이기도 하다.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야구부문 사장은 5일(한국시각) '더 레지스터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김광현과 한국으로 귀국하는 문제에 대해 상의했다. 그러나 결정하지 못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중단된 후 김광현은 정상적인 훈련과 일상을 이어갈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여서 모든 게 낯설다. 가족도 없이 혼자 캠프에서 훈련 중이었다. 전 동료 러셀 마틴의 집에서 아내와 함께 안전하게 지내는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다른 상황이다.

김광현은 플로리다에서 머물다 얼마 전 홈 구장이 있는 세인트루이스로 이동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지난달 27일 정규시즌이 개막할 예정이었고, 이 일정에 맞춰 집을 빌려놓은 것이다. 그러나 미국 한가운데에 있는 세인트루이스에서 김광현이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다. 훈련은커녕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탓에 외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젤리악 사장은 김광현의 귀국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개막은 최소 5월 이후로 미뤄졌지만, 현실적으로는 7월 개막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광현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 한국으로 보내는 편이 낫다.

그러나 김광현이 귀국을 결심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더 많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만약 메이저리그가 5~6월에 개막한다면 미국으로 돌아가 다시 몸을 만들어야 한다. 네 차례 시범경기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선발진 합류를 기대했던 김광현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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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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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쁜 상황은 김광현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 미국이 국경폐쇄 등의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류현진도 이를 우려해 귀국하지 않았다. 이런 경우, 선수와 구단이 계약 이행을 놓고 갈등할 수밖에 없다.

진로도, 퇴로도 막힌 상황에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에서 머물고 있다. 고립 생활조차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란계 일본인 다루빗슈(시카고 컵스)는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마트에 갈 때 말고는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전부터 인종차별이 존재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9년을 뛴 톱스타도 이런 불안을 느낄 만큼 미국 상황은 최악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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