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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수입차 딱 걸렸는데 열쇠 없다? 트렁크에 수억대 귀금속 숨긴 ‘세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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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 체납자 재산은닉 ‘꼼수’

경기도, 외제차 트렁크서 수억대 귀금속 적발

은행 VIP 대여금고에선 엔화 우수수 나오기도


한겨레

경기도 광역체납팀이 상습체납자의 집을 수색해 발견해낸 외화와 명품 가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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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체납을 피해 요리조리 재산을 숨겨온 이른바 ‘세(稅)꾸라지’가 경기도 광역체납팀에 줄줄이 적발됐다. 지난해 광역체납팀이 거둔 체납액은 1천억원대에 이른다.

지난해 4월 경기 가평군 남이섬 앞 한 전원주택에 경기도 광역체납팀 조사관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상습체납자 ㄱ씨의 자택을 수색했지만 골프채 등 외에 별다른 압류물건이 없었다. 이들이 철수하려고 집을 나서던 순간 수입차 한 대를 발견했다.

조사관들은 운전대 옆에 ㄱ씨의 아내 명함을 발견하고 차 문을 열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ㄱ씨 부부가 차 열쇠가 없다며 1시간을 버텼다.

실랑이 끝에 문을 연 차 트렁크 안에서는 금반지, 금팔찌 등 수억 원 상당의 귀금속이 담긴 보자기가 발견됐다. 조사관들의 수색을 예상하고 미리 귀금속을 숨겨두었지만 결국 적발돼 해당 귀금속은 공매를 통해 9년간 밀려 있던 체납액 2800만원을 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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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역체납팀이 서울 강남의 한 은행 대여금고에서 1만엔짜리 엔화 100장을 발견했다.


또 다른 체납자 ㄴ씨는 5년간 1300만원의 세금을 안 냈지만 돈이 없다며 버티던 상태였다. 경기도 광역체납팀은 ㄴ씨의 은행 거래를 조사하던 중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은행의 브아이피(VIP)실에 대여금고를 가지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은행의 협조를 얻어 강제 개봉에 나선 결과 1만엔짜리 지폐 100장과 수천만원 어치의 귀금속이 발견돼 압류했다.

경기도 광역체납팀은 지난해 조직 증원과 시·군과 협업을 강화해 고액 체납자 1만213명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 뒤 이를 토대로 가택수색, 금융재산 압류 등을 실시해 4308명으로부터 1014억원을 징수했다.

이의환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세금은 공정하게 걷어 국민을 위해 쓰는 것이 원칙이다. 경기도 광역체납팀은 공정한 세상에 역행하는 꼼수 상습체납자에 대해 보다 강력한 징수 활동을 펼쳐,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조화를 이루는 공정한 세상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ydhong@hani.co.kr 사진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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