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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은, 디지털화폐 발행 수순 밟나… "내년 가상환경서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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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2개월 걸쳐 CBDC 시범 테스트 추진
기술법률자문단·테스트 관련 TF 구성 예정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과 관련한 파일럿 테스트(시범운영)를 내년에 시행한다. 가상환경을 조성해 그 안에서 디지털화폐를 통한 지급결제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 구현해보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CBDC 발행 계획을 밝히지는 않지만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사실상 발행을 전제로 한 연구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선비즈

인천에 있는 가상화폐 채굴 시설./블룸버그



한은은 6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도입 관련 파일럿 시스템 구축·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한 연구 추진 계획을 밝혔다. 한은 금융결제국 내 디지털화폐연구팀·기술반을 중심으로 올해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가상환경을 조성해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은 관계자는 "CBDC 시스템을 구축하고 특정 환경 아래에서 지급결제에 정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테스트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민간·해외에서 디지털화폐가 확산되는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CBDC 파일럿 테스트 추진 일정은 내년 말까지 총 22개월 걸쳐 진행된다. 한은은 올해 안에 CBDC설계와 요건 정의, 구현기술 검토, 업무프로세스 분석·컨설팅 등을 마무리 짓고, 내년 1년 동안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술·법률 검토를 위한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법률자문단을 운영하고 내부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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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공



한은은 실질적인 CBDC 발행계획을 언급하지는 않고 있다. 이번에도 발행 여부와는 별도로 대내외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목적임을 밝혔다. 하지만 스웨덴, 중국 등에서 중앙은행이 CBDC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발행계획이 없다던 미국, 일본도 관련 연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상황이다. 현금 수요 감소와 해외 중앙은행들의 CBDC 발행이 속도를 내는 만큼 한은도 사실상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전날 코로나19 확산으로 CBDC 발행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발간했다. 온라인 거래가 늘어나는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비대면·비접촉 결제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2월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온라인 유통업체 13곳의 매출이 34.3% 늘었다. 미국, 독일 등에서도 비접촉·비대면 결제가 증가하고 있으며,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등은 비접촉 결제 한도를 높였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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