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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One 칼럼]'각자도생' 강요하는 美 코로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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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아파트 소독 없이 방치…"관리인 연락두절" 헛웃음만

트럼프 '호언'은 '허언'으로…"의료시스템 아예 없었다" 자조

뉴스1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병원 앞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이 지게차로 옮겨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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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미국 시카고 한인사회에서도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말 시카고 인근 일리노이주 알링턴하이츠 소재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인 밀집지역인 글렌뷰에서도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현지 한인들로부턴 "올 게 왔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5일(현지시간) 현재 33만명을 넘어서면서 바이러스 발원국 중국을 크게 웃돌며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8만명대다.

게다가 미국에선 뉴욕주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망자도 연일 폭증하면서 그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3번째로 많이 산다는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주도 예외가 아니다. 일리노이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일 1만명을 돌파했고, 사망자 수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한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접한 뒤 그 취재과정에서 확인한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현주소는 '설마 했는데 역시'라고나 할까, '무대응' 그 자체였다.

"요양원 등 고령자들이 사는 곳을 최우선으로 방비하겠다"던 미 당국의 약속이 무색하게도 확진 판정을 받은 노인들은 '증세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귀가 조치됐고, 이후에도 전혀 관리가 안 되고 있었다. 이들 확진자의 동선은커녕 소재조차도 당국의 관심 밖이었다.

더욱이 확진자가 발생한 뒤에도 해당 노인아파트엔 소독 등 방역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아파트 관리인과의 연락이 두절됐다"는 얘길 듣곤 헛웃음만 나왔다. 선제적 대응? 그런 기미는 어디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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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브리핑에 참석, 자신에게 질문한 기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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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한인단체 관계자는 "주(州)정부 노인국 등에도 확진자 발생 아파트 상황을 알리고 지침을 요청했지만 누구도 속시원한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면서 "아무런 후속조치 없이 '자가 격리'만 주문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감염 확산을 막겠다는 당국이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면 예방은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월 코로나19에 대해 유행성 독감처럼 "4월이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시에도 이미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병상과 진단키트·의료용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PPE) 부족으로 아우성치고 있다. 일리노이·뉴욕주 등에선 저마다 '비상사태'를 선포해 은퇴한 의료인들의 '종군'(從軍)까지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렵고, 진단키트가 없어 검사도 못 받고 있다. 중증 환자가 아니면 입원할 수도 없는데다, '인공호흡기가 부족해 살릴 수 없다'는 체념까지 나온다.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게 아니라 아예 없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현실로 여겨질 정도로 '못난' 미국이 됐다.

한국처럼 코로나19 환자와 감염원을 철저히 추적하고 샅샅이 찾아내는 건 이미 늦었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구조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제서야 '마스크 착용' 운운하며 한껏 체면을 구겼다. 그의 '호언'(豪言)은 '허언'(虛言)이 되고 말았다.

어느 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그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지금 한인, 그리고 미국인들이 놓여 있다. '탈출구'는 없다.
yjpak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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