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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마스크에 남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일주일간 살아남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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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유리·플라스틱 등에서도 수일간 전파력 유지 / ACE2 변이·계면활성제 부족, 건강한 젊은이 사망 이유로 지목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마스크에 일주일 동안 남아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저질환 없는 젊은이가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연구팀이 최근 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한 논문이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연구팀은 상온에서 다양한 물체의 표면에 접촉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래 남아 전파력을 유지하는지 측정했다.

측정 결과 인쇄물과 화장지 위에서는 바이러스가 3시간 이상 남아있지 않았지만, 표면처리를 한 목재와 천(실험용 면 가운) 위에서는 이틀 동안 남아 있었다.

지폐, 유리 등의 표면에서는 나흘이 지나서야 사라졌으며 플라스틱, 스테인리스스틸 등의 표면에서는 4∼7일간 남아 있었다. 수술용 마스크에서는 7일이 지난 후에도 바이러스가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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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호적인 환경에서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지만, 표준적인 소독 방법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며 “소독제, 표백제 등은 바이러스를 매우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절대 마스크 표면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스크에 묻은 바이러스를 만졌다가 눈에 손을 대기라도 하면 곧장 감염이 될 수 있다.

밖에서 사 온 물건의 경우 바이러스가 걱정된다면 쇼핑백에 담아둔 채 하루 동안 놔두는 방안을 연구팀은 제안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연구 결과와도 비슷하다.

지난달 CDC 등이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구리 위에서는 4시간, 판지 위에서는 24시간 이상 남아있지 않았지만 플라스틱과 철 위에서는 72시간 동안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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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의 시신이 임시 영안실로 사용되고 있는 병원 밖 냉동트럭으로 옮겨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건강한 젊은이가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하는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잇따르면서 그 원인에 대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ACE2 변이, 계면활성제 부족 등이 원인일 수 있다는 추론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 의학전문기자 산제이 굽타는 5일 “젊을수록 코로나19로 사망 가능성이 낮지만 증세가 급격히 나빠져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간혹 나오고 있다”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지난달 말 미국 뉴저지주에서 30세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며칠 만에 사망했고, 플로리다주에서도 39세 DJ가 코로나19로 갑자기 숨졌다. 유족에 따르면 이들 모두 기저질환은 없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굽타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상태가 나아지는 반면 일부는 갑자기 인공호흡기와 에크모(인공심폐장치)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다”며 “이 극단적인 반응을 볼 때 발병 이전 차원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유전적인 원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로나19 증세에 영향을 주는 한 요소로 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가 지목된다.

ACE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세포 표면에 달라붙을 때 이용하는 효소로, 이 둘이 연결돼야 인체에 침입할 수 있다.

NIAID 소속 면역학자인 필립 머피는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에서 “ACE2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에 따라 바이러스가 폐 세포에 침입하기 쉽거나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굽타는 일부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폐 수축과 이완을 돕는 계면활성제가 부족해진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계면활성제가 없다면 폐가 뻣뻣해져 인공호흡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에 몸의 면역체계가 반응하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일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염증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폐와 다른 장기의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혹은 자신의 젊음과 건강을 믿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조처에 소홀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을 높였을 수 있다고 굽타는 분석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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