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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완치 판정 후 곧바로 퇴원해도 되나…재확진 속출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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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에도 다시 양성…격리해제 기준 변경해야 목소리도

대구·경북 35건 등 전국 51건…"재활성에 무게, 확인 사례 역학조사"

연합뉴스

여전히 분주한 의료진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6일 대구시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진행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4.6 mtkht@yna.co.kr



(대구=연합뉴스) 이승형 최수호 김연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은 뒤 다시 확진되는 사례가 속출해 비상이다.

이에 현재 격리해제 기준대로 완치 판정 후 곧바로 퇴원시켜도 되는지 논란이다.

재확진 환자 중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많아 앞으로 방역에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북에서는 봉화 푸른요양원 7명 등 지금까지 17명이 완치했다가 다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집단발병한 푸른요양원에 생활하다가 확진으로 나온 A(92)씨와 B(85)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열흘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아 요양원에 다시 들어갔다.

또 다른 입소자 1명은 완치 후 곧바로, 나머지 1명은 완치 후 집에 나흘간 머물다가 요양원에 입소했다.

요양원 종사자 3명은 지난달 20∼26일 사이 완치해 귀가한 뒤 지난달 28일부터 4월 1일 사이 출근했다.

하지만 이들은 전수검사에서 4일 다시 양성으로 나왔다.

경산 20대 여성은 지난달 3일 확진 판정으로 치료를 받고 22일 완치했으나 증상이 나타나 다시 검사할 결과 지난 3일 양성으로 드러났다.

완치 판정 뒤 증상이 없는데도 다시 확진으로 나온 사례도 잇따른다.

경산에 사는 53세 남성은 지난달 7일 확진 판정을 받고 28일 완치됐으나 지난 4일과 5일 두차례 모두 양성이 나왔다.

완치 후 별다른 증상이 없었으나 근무처인 병원으로 복귀하기 위해 검사한 결과 다시 확진 판정이 났다.

칠곡 34세 남성은 지난 2월 24일 확진에 따라 치료를 받고 지난달 20일 완치됐다.

하지만 근무하던 사회복지시설에 복귀하기 위해 검사한 결과 지난 1일 양성으로 나왔다. 코로나19 관련 증상은 발현하지 않았다.

같은 시설 종사자로 완치 판정을 받은 55세 여성도 증상은 없었으나 업무 복귀 전 검사에서 다시 양성으로 나타났다.

봉화군 관계자는 "집단발병으로 요양원 문을 닫았다가 다시 운영에 들어가고 일주일이 지나 전원 검사를 한 결과 7명이 양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미열이 있는 경우도 있었으나 재확진자 7명 모두 코로나19 관련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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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코로나19'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6일 대구시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2020.4.6 mtkht@yna.co.kr



대구에서도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완치해 퇴원·퇴소했다가 재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8명에 이른다.

증상이 다시 나타나거나 직장 복귀 등을 위한 추가 검사에서 양성으로 드러났다.

대구와 경북뿐 아니라 다른 시·도에도 재확진 사례가 잇따른다.

방역 당국은 완치해 격리에서 해제된 후 재확진 판정이 전국에서 51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기 부천에는 남매인 20대 남성과 30대 여성이 완치 후에 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다시 확진으로 나왔다.

제주에서 첫 번째로 감염된 후 완치판정을 받은 해군 장병은 1주일 만에 증상이 다시 나타나 입원했다.

경기 김포에서는 지난달 말 30대 부부와 자녀(17개월)가 병원에서 퇴원한 뒤 재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에 현재 자가격리 해제 기준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지침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발열 등 증상이 사라진 뒤 24시간 간격으로 2차례 진행한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면 격리를 해제한다.

방역 당국도 퇴원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는 현재 가정의학회 도움을 받아 퇴원·퇴소자에게 주기적으로 전화 연락해 증상 재발현 여부를 물어보는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퇴원·퇴소자 4천949명 가운데 1천100여명 정도만 관리 대상에 등록한 것으로 드러나 후속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경북도는 우선 시·군에 완치자를 바로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퇴원하게 하지 말고 일정 기간 상태를 더 지켜보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아직 내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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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대구=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6일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음압병동 근무를 준비하고 있다. 2020.4.6 hama@yna.co.kr



의료계에서는 기존 진단 방식인 PCR(유전자증폭) 검사에 더해 항체검사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송정흡 칠곡경북대병원 교수(예방의학 전공)는 "PCR 검사로는 환자 검체 내 바이러스양이 기준값을 넘는지, 넘지 않는지에 따라 양성·음성 판정이 나온다"며 "이 때문에 완치로 나와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해 기준값을 넘으면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완치자를 상대로 항체검사를 병행하면 몸 안에 코로나19 항체가 어느 정도로 형성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항체가 많으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할 수 있고, 적을 때는 바이러스 재활성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추가 관리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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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만든 교실 풍경
(대구=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6일 담임선생님과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연습이 한창인 대구 중구 계성초등학교 한 교실에서 육군 50사단 방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2020.4.6 hama@yna.co.kr



방역 당국은 대구·경북 지역에 역학조사팀을 보내 역학조사를 하기로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역학조사팀이 현지에 내려가 재양성으로 확인한 사례에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며 "현재는 격리 해제되고 아주 짧은 기간에 다시 양성으로 나왔기에 재감염보다는 재활성화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aru@yna.co.kr, suho@yna.co.kr,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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