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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이스타항공, 정규직 300명 줄인다…항공사 첫 대규모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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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수년간 자본잠식 상태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한 달 동안 셧다운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이 전체 직원의 5분의 1 수준인 350명 내외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체 직원의 약 20% 규모로 당초 계획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전 근로자대표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협의했다. 이스타항공의 직원 수는 정규직 1430명과 계약직 248명 등 총 1678명으로 정규직 중 구조조정 대상은 300명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 중 코로나 사태로 대규모 정리해고가 진행되는 사례는 이스타항공이 처음이다.

당초 사측은 보유 항공기 축소 등을 고려해 필요 인력을 930명 정도로 산정하고 직원의 45%인 750명을 구조조정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노사간 고통 분담 등을 통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자 측에서도 큰 틀에서 이 같은 내용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이번 회의에서 근로자의 피해를 줄이고 코로나19 이후 운항을 조기 재개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감축 인력을 최소화하는 대신 급여 조정 등 고통 분담을 통한 노사 상생으로 경영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근로자 대표 측에 전달했다. 또 경영 정상화 이후 신규 인력이 필요하게 되면 퇴직자를 우선 다시 채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 측은 “노사가 사업 축소에 따라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으며 세부적 사항은 긴밀히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신청자 수가 인력 조정 예상 인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나머지 인원을 정리해고하는 방식으로 인력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30일 1∼2년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에게 지난 1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이미 유동성 부족으로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고 3월에는 아예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밖에도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중 2대를 이미 반납했으며 8대도 리스 계약을 종료하고 반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제주항공의 포트폴리오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제주항공은 자사 보유분(45대)에 23대를 추가해 총 68대의 항공기를 운영할 계획을 밝혔으나 이스타항공이 기재를 반납하면 보유기가 58대로 줄어들게 된다. 운항하는 노선도 상당부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KDB산업은행도 이스타항공에 대한 지원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제주항공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산은의 이 같은 결정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때문에 추가 지원이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앞서 산은은 제주항공에 최대 2000억원의 인수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제주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에서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면 잔금 납부 후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을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고 이스타항공 경영 정상화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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