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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호주 연구팀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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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연구팀 “24시간내 감소, 48시간 내 소멸”

HIV·댕기열·지카 등 다른 바이러스에도 효과

숙주세포의 저항력 쇠퇴 막는 작용 하는 듯

“아직 시험관 배양실험…사람에 적용 과제”


한겨레

코로나바이러스의 2019년형 돌연변이종인 코로나19의 입체 모형도.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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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충제로 널리 쓰이는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실험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모내시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와 피터 도허티 감염·면역 연구소, 왕립멜버른병원 등이 공동 참여한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항기생충 의약품인 이버멕틴이 세포배양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장을 48시간 안에 멈추고 소멸시켰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연구팀을 이끈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는 “단 한 알의 이버맥틴만으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4시간 안에 현저히 감소했으며, 48시간 안에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물질(RNA)이 모두 소멸된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이버멕틴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승인할 만큼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구충제로, 에이즈(AIDS)의 병원체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와 댕기열, 인플루엔자와 지카 바이러스 등 광범위한 바이러스 퇴치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리 작용의 메커니즘은 아직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 구충제가 다른 바이러스들에 작용하는 것에 비추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면역 저항을 약화시키는 기능을 이버멕틴이 무력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왜그스태프 박사는 “이버맥신은 매우 널리 쓰이는 안전한 의약품”이라면서도 “이번 실험은 배양 시험관에서 이뤄진 것으로, 인체에서도 효능을 발휘할 지 알아내는 게 연구의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저널 <항바이러스 연구> 최신호에 발표됐다.

6일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에서도 이버멕틴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방대본은 “임상 검증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호주(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논문을 저희도 검토해 봤다”며 “이버멕틴이라는 구충제가 환자나 사람에게 투여해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효과를 검증하고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로 환자 치료에 이 부분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고 또 정확한 용량이나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고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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