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축구선수 연봉 삭감…가진 자의 의무? 희생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당 등 최대 1560억원 연수입

영국 국민 92%가 “삭감 찬성”

선수들 단일 협의체 없어 논란

빈부격차 커 의견통일도 난제

경향신문

축구 선수 연봉 랭킹 TOP5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스포츠가 멈춰선 이후 유럽축구를 달구는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선수들의 연봉 삭감이다. 연봉 삭감을 두고 선수들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한편 선수들이 연봉 삭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거세다. 그런데 지금의 연봉 논란은 다른 프로스포츠에서는 도드라지지 않는다. 왜 축구만 연봉 삭감을 놓고 이토록 시끄러울까.

축구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승리수당까지 포함된 연봉을 받는다. 총액은 늘어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발표한 스포츠 선수 연봉 순위에 따르면 구기종목 선수들 중 1위에 오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경우 연봉이 무려 9200만달러(약 113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광고수입까지 합하면 개인 수입은 1억2700만달러(약 156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축구 선수들의 연봉 삭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따른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달 31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의 92%가 축구 선수들의 연봉 삭감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여론을 등에 업은 EPL 사무국과 구단들은 지난 5일 선수들의 연봉 30% 삭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의 반발을 몰고 왔다. 웨인 루니는 “영국 정부는 선수들만 희생양으로 삼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다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사람들의 많은 지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바르셀로나는 선수들의 연봉 70%를 삭감하기로 결정했으나,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유럽축구 못지않게 선수들의 연봉이 높은 미국 프로스포츠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도 연봉 삭감이 자주 화두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유럽축구처럼 구단과 선수 간의 갈등이 드러나는 일이 현재까지는 없다. 미국 프로스포츠 반독점금지법으로 인해 구단 측과 선수노조가 반드시 협약을 통해 리그를 구성하도록 돼 있다. 그러다보니 일련의 과정이 대체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축구에도 전 세계 63개국 6만명 이상의 축구 선수들이 가입해 있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보다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선수 노조와는 달리 협회로서의 성격에 머문다. 이에 뜻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 사이의 빈부 격차가 매우 뚜렷한 것도 걸림돌이다. 입을 맞추기 더욱 어렵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