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전직원에 구조조정 메일 보낸 유니클로…'관심많은 그 회장님 누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유니클로 측 "인적 구조조정을 공식적으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

머니투데이

한국에서 '유니클로' 일본 브랜드를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FRL코리아) 대표가 구조조정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배우진 대표이사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장님께서 인사 구조조정에 관심이 많다"고 언급해 파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배우진 대표는 지난 2일 인력 감축 계획을 암시하는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전송했다. 해당 이메일은 인사부문장에게 보낼 이메일이었지만 실수로 전 직원에게 잘못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에서 배 대표는 "부문장님, 어제 회장님 이사회 보고를 드렸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보고 내용대로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꼭 추진을 부탁한다"고 썼다.

이어 "2월 기준 정규직 본사인원이 42명 늘었는데 (중략) 다시 이동을 하면 본사 인원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을 했다. 부문장님이 답변에 문제가 없었는지 문의 드린다"고 덧붙였다.

대표이사가 전 직원에게 구조조정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실수로 전송하면서 유니클로 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실수가 아닌 고의가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회사에서 구조조정설이 흘러나갈 경우 구조조정 대상자가 스스로 그만두게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을 하회한 9749억원으로 떨어졌다. 순익은 2383억원에서 19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일본 불매 타격이 현실화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메일 내용과 관련, 배우진 대표가 지칭한 회장님이 누구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가 회장님이라고 지칭한 인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창업자 겸 회장 중 한 명일 수밖에 없어서다. 현재 에프알엘코리아 지분은 롯데와 패스트리테일링이 각각 49%, 51%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측은 이메일에 언급된 회장님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이메일은 대표님이 임원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발송된 것"이라며 "유니클로는 인적 구조조정을 공식적으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이메일은 구조개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 대표의 개인적인 실수로 잘못 발신된 메일로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며 구조조정 논란을 부인했다. 메일에 나온 내용은 회사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측은 "메일이 발송된 뒤 직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각 부서별 부서장 및 팀장을 통해 본 건에 대해 설명했으나 일부 직원에게 전달되지 못해 혼란이 생겼다"며 "이후에도 계속해서 직원들에게 설명해 안정적으로 업무를 진행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