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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총선 이모저모

[TF초점] 文대통령, '구미→제주→강원' 총선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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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현장 방문을 두고 보수 야당은 선거 개입을 우려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지난해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강원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 주민들을 위로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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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현장 행보 세 차례…선거 판세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도 취소하고, 예정에 없던 금융기관 간담회를 열었다. 대통령은 선거에 활용하려는 옳지 않은 의도를 거두라." (7일.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시기에 이런 저런 일을 핑계 삼아 지방을 순시하고 있다. 남은 선거기간 동안 문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선거지원이 될 수밖에 없는 이런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 (6일. 박 공동선대위원장)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에 평소에 없던 지역 순방에 나서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5일. 미래통합당 논평)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현장 행보에 보수 야당이 연일 지적하고 나섰다. 4·15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대통령의 현장 행보는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이 지방을 다니는 배경은 '표심 몰이'라는 시각이 짙어 보인다. 이달만 벌써 세 차례 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식목일인 5일 강원도 강릉시를 방문, 지난해 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강원도를 찾아 나무를 심고 피해 주민을 위로했다. 또, 박종호 산림청장으로부터 피해 현황 및 복구 계획을 듣고 산불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한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3일에는 제주를 찾아 제72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2018년 제70주년 추념식 이후 2년 만에 4·3평화공원을 다시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두 차례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만큼 상징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배상과 보상 문제를 포함한 4‧3특별법 개정이 계류 중인 점을 언급하며 국회에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1일 경북 구미산업단지를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여러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격려했다. 청와대는 "이번 일정은 일본 수출규제 소재‧부품 위기 극복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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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일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 있는 제주 4·3희생자와 군·경 희생자가 함께 안치돼 있는 영모원을 방문해 위령단에 분향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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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측면으로 볼 때 위 세 지역은 중 구미와 강원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고, 제주는 접전 지역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선거를 염두에 행보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와 반대로 문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정치적 행보와 무관하다는 시선이 공존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회와 정당 업무를 하는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선거와 관련해 일말의 오해가 없도록 코로나19 대응 및 경제적 어려움 극복 업무에만 전념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 정권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2016년 총선 닷새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충북 청주와 전북 전주 소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잇달아 방문했다. 그해 2월 말부터 총선 전까지 강원과 제주, 전남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역을 찾았다. 이를 두고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선거 개입 우려를 비판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의 지역 행보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 이언근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매우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이 어느 지역을 방문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느 정도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현장 방문이 이번 선거 판세와 전혀 무관치 않다는 데 무게를 둔 분석이 나온다.

이 교수는 "청와대로서는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갈 수 있는 곳을 방문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명분도 있다"면서도 "전체 흐름을 보면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의 현장 행보가 여권을 도울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실행에 옮긴 것 아니냐는 의심의 여지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정부가 강력히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는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굳이 지방을 다녀야 하는지 의구심을 가질 법하다"면서 "정치적 행보 여부를 떠나 대통령이 원격으로 지시하거나 일정을 미룰 수도 있지 않았겠나. 이는 총선을 의식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현장 행보는 선거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7일 "대통령 모든 일정 가운데 예정에 없던 일정은 없다. 단지 보안이 있을 따름"이라면서 "오로지 코로나19 대응에 전념하는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관권선거를 한 일도 없고, 할 수도 없으며,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고 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구미산단 방문,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강릉 옥계면 산불 피해 복구 현장 방문 등은 대통령으로서 정상적인 집무를 수행한 것"이라며 "청와대는 이미 선거와의 거리두기를 선언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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