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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예산·코로나 추경에 재정건전성 '빨간불'… 나라 곳간 거덜날 판

글자크기

재정건전성 악화 비상 / 1∼2월 지출 전년比 14조7000억↑ / 통합재정수지 26조2000억 적자 / 재난지원금 지출 땐 상황 더 악화 / 납부 유예 등 감세정책 본격화 / 상반기까지 세수 전망도 어려워 / 금융·외환위기 때와 맞먹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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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역대급으로 악화한 재정건전성 지표는 올해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재정 확대와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 총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 등 때문이다.

올해 편성된 512조3000억원 규모의 ‘슈퍼예산’에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11조7000억원 규모의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더해졌고, 내주에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해 7조1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 제출이 예정돼 있다. 게다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재난지원금 대상을 소득 하위 70%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하고, 그에 따른 예산 4조원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2차 추경이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원포인트’ 추경으로 편성될 예정이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대응한 3차 추경 편성도 기정사실화하는 흐름이다. 당장 경기침체로 인한 세수 부족을 메꾸기 위한 세입경정이 불가피하다. 수입은 주는데,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하기 위한 국채발행으로 재정건전성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올해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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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건전성 악화는 이미 수치로 드러난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올해 2월까지의 국세 수입은 4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4000억원 감소했다. 2월 한 달 세수는 10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8000억원이 줄었다. 국세 수입 감소의 영향으로 세외수입·기금수입 등을 포함한 총수입은 7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2월까지 지출은 10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조7000억원이 늘었다. 정부가 올해 초 경기 반등을 위해 재정 집행 속도를 역대 최대치로 끌어올린 영향이다.

수입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지출은 크게 늘면서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2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26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조4000억원이나 더 적자가 났다. 관리재정수지는 30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조7000억원 적자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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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가 2월 하순부터 급속도로 확산한 것을 고려하면 3월부터 세수에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 향후 추가 국세 감면과 납부 유예까지 더해지면 국세 수입이 바닥을 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세수가 줄 수밖에 없고 납부 연장, 유예 조치까지 감안하면 상반기에는 세수진도율 등을 기반으로 한 세수 전망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전망한 올해 통합재정수지 31조5000억원 적자, 관리재정수지 72조1000억원 적자도 그 규모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 정부가 의결한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에서도 지난해 통합재정수지는 애초 정부가 예상한 1조원 흑자보다 13조원이 펑크난 12조원 적자를 기록했고, 관리재정수지도 애초 예상한 42조3000억원보다 12조1000억원 적자폭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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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국가재정계획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2023년까지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중반 수준에서 관리하고, 국가채무비율은 2021년에 GDP 대비 40%대에 도달한 뒤 2023년까지 GDP 대비 40% 중반 수준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벌써 어그러졌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 기준으로 GDP 대비 관리재정적자 비율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4.7%) 이후 처음 4%를 넘어섰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1.2%로 올라섰다. 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이 각각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할 ‘3%’와 ‘40%’를 돌파한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재정건전성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에 맘먹을 정도로 악화할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을 필요한 부분에 사용하는 것은 맞지만 재정수지적자,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지고 있는 데다 전 국민을 상대로 재난지원금을 나눠주는 형태의 정책은 재정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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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빚 → 4조원대 급감… ‘통계꼼수’ 논란

정부가 지난해 공무원·군인 연금충당부채를 산정하면서 물가·임금상승률 적용 기준을 변경해 ‘통계 눈속임’,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종전 기준이라면 연금충당부채가 100조5000억원 늘지만 새로운 기준에 따라 4조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기준 변경만으로 무려 96조2000억원의 부채가 눈앞에서 사라진 셈이다.

정부가 7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충당부채는 944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연금충당부채가 최근 매년 90조원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증가폭이다. 연금충당부채는 2015년 659조9000억원, 2016년 752조6000억원, 2017년 845조8000억원, 2018년 939조9000억원으로 이 기간 연평균 93조원 증가했다.

이처럼 증가폭이 급격하게 축소된 것은 연금충당부채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연금충당부채는 미래 연금액을 추정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미래연금액을 추정할 때 임금·물가상승률의 장기적 전망치를 적용한다. 국가회계법률은 이를 정부의 ‘장기재정전망’에서 따오도록 규정했다. 정부는 2015회계연도부터 2018회계연도까지 ‘2015년 장기재정전망’을 적용했으나, 2019회계연도부터 ‘2020년 장기재정전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은 평균 2.1%에서 2.0%로, 임금상승률은 평균 5.3%에서 3.9%로 각각 낮아졌다. 그 결과 기준 변경 전과 후의 지난해 연금충당부채 증가액은 96조2000억원이나 차이가 나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연금충당부채 증가폭이 획기적으로 축소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눈속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중앙정부 재정을 2060년까지(40회계연도) 전망할 ‘2020년 장기재정전망’이 아직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20년 장기재정전망의 세부 수치는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오는 9월쯤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연금충당부채 산정 시 ‘최적의 가정’을 적용하도록 규정한 국가회계법령 연금회계처리지침에 따라 현실적인 전망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신 데이터를 반영함으로써 더 정확한 계산을 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15년 장기재정전망의 임금·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저성장·저물가 기조 등 최근 경제현실과 괴리가 커 연금충당부채 금액의 왜곡을 초래한다”며 “2020년 전망으로 변경한 것은 회계전문가의 자문, 국가회계제도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박영준·우상규 기자 yjp@segye.com

국가부채: 재무제표상 부채는 공공기관 관리기금(21개) 포함, 이들 기금의 차입금 및 공채발행액 등 반영. 연금충당부채 등 발생주의 회계에 따른 비확정 부채를 포함.

통합재정수지=총수입 - 총지출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 - (국민연금기금·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고용보험기금·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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