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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루스벨트함 함장에 "멍청하다" 비난했던 美 해군장관 대행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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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7일(현지 시각) 사표가 수리된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 장관 대행./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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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선원들을 하선시켜달라고 상부에 호소 서한을 보낸 함장을 경질하고 비난했던 토머스 모들리 미 해군장관 대행이 결국 사임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모들리 대행은 이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모들리 대행은) 본인이 원해서 사표를 내 수리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짐 맥퍼슨 육군 차관을 후임 해군 장관 대행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모들리 대행이 자신보다 해군과 선원들을 먼저 생각해 (사임)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이번 사임으로 시어도르 루스벨트함과 해군은 더욱 전진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또 “모들리 장관의 선원들을 향한 마음은 진실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맡고 있던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자신이 맡고 있는 선원을 하선시켜달라는 서한은 상부에 보냈다. 이후 모들리 대행은 크로지어 전 함장을 경질했다. ‘군 규율을 어기고 지휘 계통을 벗어나 편지를 유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후 모들리 대행이 크로지어에 대해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멍청한 사람”이라고 원색 비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됐다. 하루 전인 지난 6일 모들리는 “크로지어 함장이 순진하거나 멍청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반대”라며 “그는 똑똑하고 열정적이다. 내 단어 선택이 초래한 모든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크로지어에게도 사과한다”고 성명을 냈지만 자신에게 등을 돌린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루스벨트함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는 확진자가 24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벨트함은 크로지어의 편지를 계기로 지난 3일 괌 해군기지에 정박했다. 지금까지 선원 2000명 가량이 하선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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