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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정유사 최악은 벗어났지만…"코로나 지속시 견딜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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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금 납부기한 연장 지원책 내놔…"숨통 트였다"

수요 부진 장기화 우려…"관세감면 등 추가 지원 절실"

뉴스1

미국 퍼미안 분지의 원유시추설비.©로이터=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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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정부가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납부 기한을 연장해주는 등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정유업계는 당장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다만 현재의 코로나19 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관세 감면이나 금융지원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국내 정유사에 대해 약 9000억원의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의 납부 기한을 3개월 미뤄주고 한국석유공사의 비축 시설을 개방해 정유사의 재고 석유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전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요 급감과 공급 증가가 맞물리면서 전례를 찾기 힘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1분기 국내 정유 4사가 최대 2~3조원의 영업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유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코로나19로 석유 소비는 급감한 반면 산유국과의 장기 계약으로 원유가 계속 들어온 결과, 재고를 저장할 공간이 없는 상황이었다. 자칫 판매 수익보다 보관 비용이 더 커지게 될 수 있었지만, 비축 시설 개방으로 한숨 돌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당장 내야 할 9000억원의 세금 납부 기한이 3개월씩 연장돼 단기적인 현금 흐름이 크게 개선됐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국내 정유 4사는 1조4086억원의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을 낸 바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최소 6월까지는 납부 부담이 없어져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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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인천의 한 주유소의 모습. 2020.4.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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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현재의 코로나19 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여부다. 당장 숨통은 돌렸지만, 내수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수요 회복이 더디다면 상황이 심각해 질 수 있다. 한 분기에 3조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세금 납부 유예 정도만으로는 위기를 견딜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수요 부진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관세 및 부가가치세 감면, 단기 유동성 공급을 위한 금융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요청이다.

석유 수입·판매 부과금 요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부과금은 원유 관세에 추가로 내는 준조세로, 국제유가가 오르든 내리든 리터(ℓ)당 16원씩 고정으로 낸다. 지금같이 국제유가가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도 똑같은 세금을 내야하기에 그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유가 등에 기반한 탄력세율 적용 등 실질적인 세제 개편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지원책과 현실적인 제도 개선 등이 필수"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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