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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진보학자 강준만 “文대통령, '조국 사태'를 '문재인 사태'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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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강준만 전북대 교수. 인물과사상사 제공


“문재인 대통령, '조국 사태'를 '문재인 사태'로 만들었다.”

진보 성향 지식인 강준만(64) 전북대 교수가 8일 문재인정부를 향해 일침을 날렸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계속하고 있고, ‘조국사태’로 이 같은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전날(7일) 출간한 책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을 통해 문 대통령을 비롯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거칠게 비판하고 ‘친문 지지자’들의 폐해도 강도높게 지적했다.

강 교수는 책을 통해 문 대통령이 대중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그(문재인 대통령)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장내겠다고 했지만, 그는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갔다”며 “‘조국 사태’가 대표적인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론의 뭇매를 견디지 못해 조국이 사퇴했지만, 문재인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국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드러냈다“며 “문재인이 생각을 바꾸지 않자, 지지자들은 ‘조국사태’를 ‘문재인 사태’로 인식하고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희대의 ‘국론 분열 전쟁’에 참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문재인이 취임사에서 약속한 내용과 상반되는 것이다. 그는 최소한의 상도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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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7일 발간한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인물과사상사) 표지


강 교수는 유 이사장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유 이사장은) 문재인 지지자들에게 하나의 절대적 좌표가 되었다”며 “맹목적인 당파성을 ‘진보’의 자리에 올려놓고 ‘어용’이란 말 안에 녹아 있어야 할 수치심을 지워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시민은 아직도 ‘서울대학교 프락치 사건’이 일어났던 1984년 9월의 세상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민주화가 이뤄질 대로 이뤄진 오늘날에도 유시민은 그 시절의 선명한 선악 이분법의 사고틀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1980년대의 운동권을 지배했던 사고 가운데 ‘조직 보위론’이란 게 있다”며 “운동 조직을 적의 공격에서 보위하기 위해 내부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조직 밖에 알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 유시민은 민주화가 된 세상에서 그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조직 보위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친문 지지자들의 행태도 비판했다. 그는 “인터넷엔 자신을 ‘어용 시민’으로 칭하는 이들이 대거 등장했고, 이들은 진보 언론마저 ‘어용’이 될 것을 요구했다”며 “큰 희생을 무릅쓴 언론인들에게 정부여당에 종속된 ‘기관 보도원’ 노릇이나 하라는 요구가 도대체 어떤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말인가. 어용을 철저히 실천하는 북한이나 중국 언론 모델이 바람직하다는 것이었을까”라고 강조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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