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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러 극동 세관, '코로나19 우려' 여객이동 차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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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이펀허 봉쇄식 관리 돌입…"러, 중국인 추방" 유언비어도

연합뉴스

중러 접경의 헤이룽장성 쑤이펀허 세관
[쑤이펀허 정부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러시아 극동지방을 거쳐 귀국하는 중국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자, 양국이 국경 세관을 통한 여객 이동을 금지했다.

8일 러시아주재 중국대사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7일부터 러시아 포그라니치니와 중국 헤이룽장성 쑤이펀허(綏芬河)간 육로 세관(口岸·통상구) 인원이동 통로를 임시로 폐쇄한다"고 공고했다.

헤이룽장성 정부 등도 중러 양측이 쑤이펀허 세관의 여행객 세관 검사 통로를 13일까지 일주일간 닫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졌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해외 유입객을 통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특히 헤이룽장성의 경우 중국인들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간 뒤 기차·버스 등 육상교통을 이용해 이곳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주요 질병 유입통로로 부상했다.

양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항공편이 일주일에 1편뿐인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러시아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로 온 뒤 육로로 귀국을 시도하기 때문이라는 게 환구시보 설명이다.

헤이룽장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5~7일 사흘 연속 러시아에서 들어온 중국인 확진자가 20명을 넘겨, 7일 기준 역외에서 유입된 헤이룽장성 누적 확진자는 86명에 이른다. 이와 별개로 역외 유입 무증상감염자도 144명으로 집계된 상황이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쑤이펀허시 정부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8일 오전 6시(현지시간)부터 모든 주거구역에 대한 봉쇄식 관리에 돌입, 사흘에 한 번씩 가구당 한명만 생필품 구매를 위해 외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민통제 강화에 나섰다.

또 다른 중러 국경거점인 헤이룽장성 헤이허(黑河)시도 홈페이지를 통해 "중러 양국의 합의에 따라, 4일부터 여행객 세관심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헤이허시는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언급 없이 "최근 기온상승으로 강 얼음 두께가 얇아져 헤이허와 러시아 블라고베셴스크 사이 (강 얼음 위 가설통로를 통한 수송에) 불안전 요소가 있다"면서 여객 안전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헤이룽장성 푸위안(撫遠)의 중러 세관도 문을 닫았다"면서 "매년 겨울에 폐쇄했다가 5월 1일께 문을 열며, 현재 폐쇄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헤이룽장성뿐만 아니라,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또 다른 중러 교역거점인 만저우리(滿洲里) 세관은 8일 오후 8시부터 여객 운수 통로를 임시 폐쇄한다.

만저우리 정부는 "만저우리 도로 세관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급증해 검역능력과 격리·검사능력이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면서 "재개통 날짜는 별도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당국은 네이멍구 후룬베이얼(呼倫貝爾) 위생건강위원회를 인용해 "지난 6일 러시아에서 만저우리 세관으로 들어온 중국인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면서 만저우리를 통한 첫 번째 역외 유입사례라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환구시보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 "지린성 내 유일한 대러 육로 통상구인 훈춘(琿春) 세관이 아직 운영을 재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재개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고 보도했다.

훈춘시 정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훈춘 통상구가 재개되면 모든 입국자에게 14일간 집중격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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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인들.
[연해주 지방정부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 내 중국인들과 관련한 각종 소문이 퍼져 중국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러시아주재 중국대사관은 위챗 계정을 통해 "중국인이 러시아 비자·체류 규정을 어겨 러시아에서 구금됐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러시아 외교부에 확인 결과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일부 매체가 '러시아 정부가 중국인들을 대규모로 추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면서 "양국 외교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니다. 최근 모스크바 주재 중국인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는 내용을 접수한 적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주재 중국대사 장한후이(張漢暉)는 7일 CC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 후 다시 육로로 쑤이펀허 세관까지 오면 10여시간 걸린다"면서 이동과정에서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입국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는 러시아의 자가격리 방역지침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장 대사는 "극동 중러 세관의 여행객 세관심사는 이미 모두 중단됐다. 화물만 운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로의 귀국 전세기 투입과 관련해 "러시아 주재 중국인이 16만명 정도다. 단기간에 이처럼 많은 중국인을 귀국시키기 어렵다"면서 "자가격리와 방호를 잘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에서 구금됐거나 비자·거류 허가 문제 등으로 러시아 권력부서의 규제를 받은 사례는 없다"면서 "각종 소식과 유언비어가 도처에 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글로벌타임스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중국총영사관을 인용해 "러시아가 코로나19 우려로 자국 내 중국인 150만명을 추방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온라인상에서 돌았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러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프리모르스키 지방정부는 러시아 연방정부에 극동을 거치지 않고 모스크바에서 바로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들어가는 전세기 편성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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