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코로나19 사태 겪으며 “공공의료시설 중요” 교훈 얻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남도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안 마련”

광주시 “음압병실 갖춘 의료원 설립 추진”


한겨레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는 경남 마산의료원. 8일 현재까지 마산의료원은 123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했다. 최상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시설의 중요성이 확인되면서, 경남도와 광주광역시를 중심으로 지지부진하던 공공의료시설 신설·확충 노력이 힘을 얻고 있다. 공공의료 전반에 대한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남도는 8일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협의회를 다음달 초 구성해, 7월까지 권고안을 만들겠다. 이를 위해 진주·사천·남해·하동·산청 등 서부경남 5개 시·군별 20명씩 모두 100명의 주민으로 도민참여단을 만들어 공론의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론의제 핵심 내용은 공공병원의 필요성, 설립 조건, 역할 등이다. 공공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의견이 모이면, 협의회는 후보지 2~3곳을 김경수 지사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앞서 김 지사는 “어떤 권고안이든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초 경남도는 진주의료원(325병상)과 마산의료원(298병상) 등 경남도립 공공의료시설 2곳을 운영했다. 하지만 2013년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가 서부경남 공공의료를 책임지던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원시키면서, 현재는 마산의료원만 남아 있다. 이 때문에 1월31일 기준 시·도립 공공병상 1개당 전국 평균 인구수는 4104명인데, 경남도는 1만1280명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열악한 처지다.

한겨레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 준비위원회’는 8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공론화협의회 구성 방안을 설명했다. 최상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주 등 서부경남에서 발생한 확진자도 멀리 마산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8일 현재까지 경남에선 1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82.7%인 91명이 마산의료원에서 치료받은데다, 대구에서 이송된 확진자 29명과 공항검역소 확진자 3명도 치료했다. 진주의료원이 있었다면 마산의료원의 부담을 나눠 졌을 것이란 가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진주의료원은 1만2000여명을 진료하고 확진자 498명을 치료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울산·경남본부는 “진주의료원 강제 폐원이라는 홍준표 전 지사의 잘못된 정책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더욱 뼈저리게 와닿는다. 서부경남 공공의료를 책임질 공공의료시설 신설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준에서 반드시 확충되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국경을 넘는 감염병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경남도는 충분한 공공의료 자원을 갖고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겨레

코로나19 경증 확진자와 의료진이 지난달 4일 감염병 전담병원인 빛고을전남대병원에 들어가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공의료원이 없는 광주시도 이날 “공공의료 보건체계를 강화하고 감염병·재난·응급상황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음압병실을 갖춘 광주의료원을 설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의료원은 평소 공공보건의료를 담당하다가, 감염병 사태엔 감염병관리지원단과 통합해 컨터롤타워 구실을 하게 된다. 시는 광주의료원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 예산 1억원을 추경 때 확보했다. 또 상반기 중 각계 전문가들로 광주의료원 설립 전담반을 꾸릴 예정이다. 광주의료원은 광산구나 서구에 세워질 가능성이 크다.

시 관계자는 “지난 2월 광주 한 병원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입원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로 옮기는 과정에서 민간병원의 도움을 받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공공의료원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했다.

정대하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연속보도] n번방 성착취 파문
▶신문 구독신청▶삐딱한 뉴스 B딱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