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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국운용 제친 신한BNP…코로나19發 운용업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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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업계 중위권 순위 다툼 치열해져

13개월 만에 5위 올라선 신한BNPP

증시피해 둥지튼 MMF 자금증가 효자 노릇

단기자금이라 노심초사…"양질 자금은 아냐"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자본시장이 요동치면서 자산운용업계 지각이 꿈틀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잡은 운용사 약진이 두드러지며 중위권 순위 다툼이 치열했는데, 위기가 걷히고 난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상승 동력을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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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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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뒤집힌 순위

8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 운용자산(AUM·펀드와 투자일임을 합한 운용자산·설정원본 기준) 규모는 신한BNP파리바운용(BNPP)이 55조4600억원을 기록해 상위 5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6위 한국투자신탁운용(54조700억원)을 근소하게 앞섰다.

두 회사의 순위는 이번에 바뀌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 기준으로 보면, 한국투자신탁운용(55조5900억원)이 5위로 앞서고 신한BNPP(53조3800억원)이 6위였다. 신한BNPP는 작년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에 5위 자리를 내준 이래 벼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세를 잡아 이전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BNPP 운용자산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신한BNPP의 AUM은 전년 대비 5조1800억원, 전달 대비 1조9500억원 각각 증가했다. AUM 증가폭 규모는 연간으로 업계 2위, 월간으로 업계 1위다. 반면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연간으로 2조6900억원이 늘어나는 성과를 냈지만, 월간으로 1조5700원이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단기금융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증가 덕을 봤다. 신한BNPP MMF는 한 달 새 2조1200억원 늘었다. 시야를 넓혀 보면, 교보악사자산운용 MMF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 회사 AUM은 한 달 동안 5200억원 순증했는데, 단기금융(5200억원)과 주식 및 파생형 펀드(2900억원) 자금이 각각 증가한 것이 자금 유출분을 메웠다. 이로써 교보악사자산운용 AUM은 9위(37조3100억원)를 기록해 바로 뒤에 있는 흥국자산운용과 격차를 벌렸다.

신한BNPP와 교보악사운용이 MMF 자금을 발판으로 약진한 것은 최근 코로나 19시장을 기회로 삼은 덕이다. 새로 유치한 자금 상당 부분이 법인 자금인데, 변동성 장세와 고위험 자산을 피한 자금이 둥지를 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반 기업 신용 경색 우려가 불거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 MMF에서 이탈한 자금이 국공채 MMF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해석된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카타르은행 부실 우려가 불거졌는데 관련 채권을 담은 MMF에서 펀드런이 일어났다”며 “그때 학습효과로 이번에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7위 NH아문디자산운용이 `AUM 50조원 시대`를 열지에도 이목이 집중됐는데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AUM 48조원 대를 기록하며 목표 달성을 목전에 뒀으나, 최근 증시가 부진하면서 46조5800억원까지 자금이 빠졌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AUM 50조원을 달성해 업계 순위 5위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포스트 코로나`까지 이어질까

최근 자금 이동이 코로나19를 매개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위기 후에도 현재 흐름을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MMF 자금이 현재 변동성 장세를 피해 가려는 차원에서 불어난 것이라면, 증시가 안정을 찾으면 언제든 빠져나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금이 해당 운용사에 머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아울러 MMF 자금이 `단기금융`이라는 점도 변수다. 만기가 길어야 반년에 불과한 머물러 가는 성격이 짙은 자금이다. 통상 월말에 가까워지면 대거 빠져나갔다가 월초 다시 복귀하는 등 유출입이 잦다. 이런 이유에서 자산운용사가 단기금융에 뿌리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산운용사 마케팅 담당 임원은 “최근 운용업계에 들어온 자금의 대부분은 지수가 크게 출렁이자 관성적으로 들어온 저가 추종 성향(인덱스)이거나, 소나기를 피하려고 단기간(MMF) 머무는 성격”이라며 “소위 장기 투자로 이어지는 ‘양질의 자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상위 4개사의 지위는 변동 없었다. 삼성자산운용이 257조7600억원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미래에셋자산운용(104조400억원), 한화자산운용(93조7600억원), KB자산운용(61조9000억원) 순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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