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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돈벌어 이자도 못내는 '좀비기업'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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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5개 중 1개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 한계기업은 2년간 2배 급증

상장사 현금보유 10조원 감소하고 순차입금 66조원 늘어

한계상황 내몰리는 기업, 위기 버틸 수 있는 자금 지원 절실

아시아경제

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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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우리 기업들의 경영상황이 매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일명 좀비기업(한계기업)이 불과 2년 사이에 2배 급증했다. 주요 상장사들의 현금보유도 크게 줄었다. 한계기업들이 위기를 버틸 수 있는 자금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 상장기업 685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기업은 143개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1보다 작다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비율로 따지면 상장기업 5개중 1곳(20.9%)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또한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인 '한계기업'은 2017년 조사대상 중 28개에서 작년 57개로 2년 사이에 두 배 증가했다.


한경연은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이유로 기업들의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해 수익성이 줄어든 탓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상장기업 매출이 1152조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56조원으로 전년 대비 50.1%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18년 9.4%에서 2019년 4.8%로 절반가량 줄었다.

아시아경제

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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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현금성자산도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했다. 상장기업 685개사의 현금성자산주은 2018년 142조원에서 작년 132조원으로 10조원 가량 감소했다. 숫자로 따지면 355개사(51.8%)의 현금성자산이 줄었다. 기업의 자산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작년 7.6%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한경연은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의 감소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작년 103조원으로 2018년 138조원에 대비해 26% 감소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를 차지했다.


기업들이 부족한 현금흐름으로 인해 투자금을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갚아야 할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71조원에서 237조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다. 차입금은 증가하는데 반해 현금유입은 줄어들어 기업들의 재무부담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악성재고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장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100조원으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한경연은 작년 재고자산 증가는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 재고’이며, 영업부진과 함께 기업 현금보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1.5회로 2017년 14.3회 이후 2년 연속 감소해 기업들의 재고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평균일수는 2017년 25.5일에서 작년 31.7일로 2년만에 일주일가량 늘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인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존립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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