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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n번방’에 수능 대리시험까지… 軍기강해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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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에서 수능 대리시험 본 현역 병사 적발 / N번방 공범 ‘이기야’, 수도권 부대 육군일병

세계일보

최근 경계 실패로 민간인이 몰래 군부대에 난입하는 등 기강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을 받는 군에서 이번엔 공군의 현역 병사가 남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리로 응시해준 정황이 드러났다. 현역 육군 병사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공범으로 구속된 사건과 맞물려 군의 ‘환골탈태’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군 당국에 따르면 공군 모 부대에 근무하는 A병사는 지난해 11월14일 서울시내 한 고교 수능 고사장에서 당시 선임병 B씨를 대신해 시험을 봤다. B씨는 지난달 12일 전역해 현재는 민간인 신분이다.

수험표에는 A병사가 아닌 B씨 사진이 붙어 있었지만, 감독관의 신분 확인 절차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11일 국민신문고의 공익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면서 처음 당국에 포착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제보를 넘겨받아 조사를 벌인 뒤 공군 군사경찰(옛 헌병)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군 측은 “A병사의 2020학년도 수능 대리시험 사실이 있다”며 “현 사안은 군사경찰이 조사하고 있고,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군 군사경찰은 A병사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현재 구체적 범행 동기와 대가 수수 여부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역한 B씨에 대해선 그가 민간인 신분임을 감안해 민간 경찰에 관련 사실을 통보, 공조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군은 최근 제주해군기지 등에서 민간인이 몰래 군부대에 난입하는 등 경계 실패 사례가 잇따라 적발돼 기강해이 논란에 휘말렸다. 여기에 불법 성착취물을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구속)의 공범 가운데 한 명인 닉네임 ‘이기야’가 수도권 소재 육군 부대에 복무하는 현역 일병(구속)이란 사실이 드러나며 ‘이렇게 군기가 빠진 군대가 과연 군대가 맞느냐’ 하는 비난까지 일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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