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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상장사 5곳 중 1곳 이자도 못내…코로나19에 한계기업 속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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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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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악화로 지난해 상장기업 5개중 1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낼 정도로 영업이익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코로나19 쇼크가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여 생존을 위협받는 한계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685개사 중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기업은 143개로 20.9%에 달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을 나눈 것으로 1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은 것을 의미한다.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조차 못내는 기업이란 것이다. 특히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하지 못한 한계기업은 2017년 28개에서 2019년 57개로 2배나 증가했다.

경기가 하강 곡선을 그리며 기업들의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작년 상장기업 매출은 1190조3000억원에서 1151조8000억원으로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1조3000억원에서 55조5000억원로 '반토막'이 났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인 매출액영업이익률도 2018년 9.4%에서 2019년 4.8%로 축소됐다.

상장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전년대비 8조4000억원 늘어 사상 최대인 9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경연 관계자는 "작년에 늘어난 재고자산은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 재고"라며 "영업 부진과 함께 기업의 현금 보유를 감소시킨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재고가 매출로 반영되는 속도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1.5회로 2017년 14.3회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2017년 평균 25.5일에서 2019년 31.7일로 증가해 기업들의 재고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문에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 예금, 만기도래 단기금융상품 등 현금성자산은 2018년 142조원에서 지난해 131조7000억원으로 10조3000억원(-7.3%) 감소했다. 685개 상장사 중 355개사의 현금성자산이 줄면서 전체 상장기업의 현금성자산의 감소폭이 2018년(-3.2%)보다 확대됐다. 자산 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2019년 7.6%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한경연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경색이 현금성자산의 감소를 가속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 102조6000억원으로 2018년 137조7000억원에 비해 25.5% 줄었다. 최근 5년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감소한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로 전체 상장사의 19.4%에 달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현금이 마르다보니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전년보다 38.4% 급증한 23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한계 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존립의 기로에 선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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