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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WHO사무총장의 노골적인 반미…트럼프에 "더 많은 시체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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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AFP = 연합뉴스]


"더 많은 시체 포대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라. 그러나 더 많은 시체 포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정치적 이슈화를 자제하길 바란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에 말싸움이 나날이 격화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발언을 쏟아내며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WHO 자금지원 보류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모든 정치 정당은 그들의 국민을 어떻게 살릴지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손가락질 하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정치 쟁점화에 활용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사태를 "마치 불을 가지고 노는 듯한 위험한 장난"이라고 부르면서 "우리가 우리의 시민들을, 사람들을 정말 위한다면 정당·이념 등 모든 것을 넘어 협력해야 한다. 그것만이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국제사회가 힘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또다시 WHO를 위협하고 나섰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WHO를 다시 한번 비판한 동시에 자금지원 보류 카드로 위협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니까 조사를 통해 지금 우리의 상황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검토하는 동안에는 보류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WHO에 대한 조사나 자금 지원 중 어떤 쪽을 보류하겠다는 뜻인지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다고 CNBC는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행정부가 WHO에 대한 분담금을 재평가하고 있다"면서 "WHO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WHO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적절치 못한 조언들을 해왔다며 "모든 방면에서 틀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WHO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 보류를 아주 강력하게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지속적인 살해 협박을 받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두세 달 간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모욕 등 개인적인 공격이 이어졌다"면서 "나는 흑인인 점이 자랑스럽고 살해 위협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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