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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트럼프, 이번엔 ‘우한 봉쇄 해제’ 기사로 중국 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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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은 코로나19 발원지” AP·AFP 보도 리트윗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 봉쇄가 76일 만에 끝났다는 기사들을 자신의 트위터에 잇따라 리트윗해 눈길을 끈다. 해당 기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중국 우한에서 시작했다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입으로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는 대신 언론 보도를 인용, 중국에 팬데믹의 책임을 물으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중국의 바이러스 팬데믹 진원지(epicenter) 우한이 76일간의 봉쇄를 끝냈다’는 제목의 AP통신 기사를 리트윗했다. 이 기사에는 우한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된 중국 중부의 도시”라고 묘사한 구절이 들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슷한 내용의 AFP통신 기사도 리트윗했다. 이 기사에도 우한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최초로 출현한 중국의 도시”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트위터를 보면 우한이 코로나19의 ‘진원지’이고 코로나19 팬데믹은 다름아닌 ‘중국’에서 시작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고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대놓고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라고 불러 중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의 반발을 샀다. 미국 내 중국 등 동양계 시민들 사이에서조차 ‘인종차별 아니냐’ 하는 비판적 시선이 감지됐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그는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나는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지 않기로 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 바이러스’라고 표현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트윗은 자기 입으로 대놓고 말하기는 어려우니 언론 기사를 인용하는 형태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면서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때리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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