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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문 대통령 “코로나19 언제 끝날지 몰라…정부가 치료약 구매해 노력·비용 100%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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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치료제, 백신 개발만큼은 끝을 보라” 연구 독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산업계와 학계, 연구소, 의료계의 합동 회의에 앞서 연구시설에 들러 이홍근 선임연구원으로부터 화합물 처리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만큼은 끝을 보라"며 연구를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경기도 성남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열린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산학연 및 병원 합동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언급하며 민간과 정부가 참여하는 상시협의 틀을 만들고 범정부적인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하다시피 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개발 노력이나 비용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 하는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치료약이 상업성이 없더라도 정부가 구매해 노력·비용을 100% 보상받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연구소나 바이오 제약기업들이 세계 최초의 상용화까지 내다보면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어 든든하다"며 "정부는 최대한 지원하겠다. 그 점만큼은 확실히 믿어도 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배석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이의경 식품의약안전처장 등에게 "행정지원도 아끼지 말고 돈도 아끼지 말라"며 "과기부나 복지부만의 힘으로 부족하면 기획재정부를 끌어들여서라도 끝을 보라"고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기존에 지킨 원칙도 더 큰 가치를 위해 버릴 것은 버리고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며 과감한 행정규제 완화를 주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당시 우리가 범정부적인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굉장히 빠르게 일본에 의존하던 소재·부품의 자립화에 성공했다"며 이 경험을 살려야 한다고 거론했다.

이어 "과감하고 통 크게 구상하라. 범정부적인 지원 체계의 목표가 달성되는 것으로 하라"는 지시도 내렸고, 이를 시스템화해 새로운 감염병 대응 태세로 이어가라는 언급도 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후에는 현장 연구시설을 살펴봤다.

이 자리에서 류왕식 연구소장은 기존 의약품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 진행 상황을 설명하며 "신종 바이러스 사태에서 단기간 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한 유일한 선택지"라고 소개했다.

류 소장은 특히 "2월 초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바이러스를 분양받은 다음 FDA 승인 약 1천500종을 상대로 검토해 약효가 좋은 24개를 선정했다. 1천500종 전체를 다 살펴본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류 소장은 후보 약물 가운데 '시클레소니드'라는 천식약 성분의 약물과 '니클로사마이드'라는 구충제 성분의 약물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천식약은 본래 항바이러스제이지만, 구충제는 무관한 것 아닌가. 조금 엉뚱한 느낌이 든다"고 질문했고, 류 소장의 설명을 들은 후에는 "엉뚱한 이야기가 아니군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약물 재창출 방식에서 우리가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연구원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9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 통화를 하고 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기업인의 시급한 상호 방문이 허용돼 신남방정책 핵심 협력국인 인도와 필수적인 교류·협력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도에 거주하던 우리 재외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위한 임시항공편 운항이 가능하도록 도와준 데 사의를 표하고 계속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모디 총리는 "자국민에 대한 문 대통령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한국민의 무사 귀환에 언제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한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위기를 잘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안다"며 "과학기술에 기반한 한국의 대응을 전 세계가 칭찬하는 것도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데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하는 한편, 인도 정부가 취하는 강력한 조치가 코로나19를 빠르게 진정시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가 남아시아 국가 간 공조를 이끄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화상정상회의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사람이 우선시돼야 하고 의료 연구개발 혜택이 자유롭게 공유돼야 한다'고 한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기업 간 협력으로 일정량의 진단키트가 인도에 도착한 것으로 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방역 경험과 임상 정보를 인도와 공유하고 추가적인 협력 수요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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