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11월 사임설’ 해리스 美 대사 ‘실망감 표출’에 술렁이는 외교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해리스 “11월 사임 얘기 한 적 없어” 부인한 것으로 전해져

세계일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연합뉴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사임 계획을 사적으로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외교가가 술렁이고 있다.

9일 영국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오는 11월3일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까지 대사직을 맡을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해군 4성 장군 출신인 그는 2018년 7월 부임했다.

오는 11월쯤 그만둔다면 2년 4개월 정도 근무한 셈이 되는데, 통상 주한 미국 대사들이 3년 안팎 재임했다.

외교가가 술렁인 것은 해리스의 사의 표명 배경이 한국 주재 대사로 일하면서 느낀 ‘실망감’에서 비롯됐다는 취지로 로이터가 보도한 데서 비롯됐다.

군 출신의 해리스 대사는 마크 리퍼트 등 과거 대사에 비해 직설적인 편이라 전형적인 외교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공개적으로 실망감을 표현하기도 했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국면에서 국내 언론과 국회 등을 상대로 미국의 입장만 강하게 대변해왔다.

지난해 11월 국회 정보위원장인 당시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해리스 대사가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달러를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했다”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초 남·북 협력사업의 추진 의지를 밝힌 데 대해서도 해리스 대사는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훈수를 둬 “무례하다”는 원성을 샀다.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가 (해리스)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직설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국내 일각에서 일본계 혈통을 빗대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을 ‘일제 총독’에 비유하면서 조롱하고, 심지어 고위급 한국 관리까지 인신공격을 가했다는 게 로이터의 전언이다.

그러나 해리스 대사는 로이터 보도 후 주변에 “내 거취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11월 사임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미 대사관은 파장을 의식해서인지 보도가 나오자 즉시 입장을 내놓았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으나 실망감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를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 대사관 대변인은 “해리스 대사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을 위해 지속적으로 적극 봉사하고자 한다”며 “대사께서 평소 즐겨 말하는 것처럼 ‘한국은 미국 대사로서 최고의 근무지이자 미국에게는 최고의 동반자이며 동맹’”이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 당국자는 물론 훌륭한 한국민 및 독립성을 보장받는 언론과 적극 소통함으로써 한미동맹 강화에 일조하겠다는 해리스 대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