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코로나 뚫고 어떻게든 마무리 한다…꿈틀거리는 유럽 축구리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빅리그 모두 재개 준비

뉴스1

코로나19로 멈췄던 유럽 각국리그가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떻게든 올 시즌을 마무리한다는 각오다.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리그는 이사회를 열고 2019-2020시즌을 재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럽 각국의 축구리그가 멈춘 후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한 것은 벨기에가 처음이었으니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소위 빅리그라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 등에 비하면 규모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주필러리그(벨기에 1부)임을 감안한다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됐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화들짝 놀란 모양새였다.

같은 날 UEFA는 회원국 앞으로 서신을 보냈다. 시즌을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3일 "UEFA가 55개 회원국의 축구협회와 리그, 각 구단들에 서신을 보내 시즌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UEFA는 몇 달 안에 축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현재 단계에서 종료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각 리그의 신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어떻게든 2019-2020시즌은 끝내자는 메시지였다. 상급단체의 격려 혹은 압박 때문일까. 이후 각국 리그들의 재개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축구종가가 먼저 움직였다.

영국의 데일리 미러는 6일 "EPL과 정부의 논의가 6월에 리그를 재개하는 것으로 진일보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보건 당국이 영국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이 향후 몇 주 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엄격한 지침 아래 리그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상황을 알렸다.

이런 방침 아래 20개 구단 고위 관계자가 긴급 회동을 가졌고, 상황이 호전되는 조건 아래 2019-2020시즌 EPL을 완주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재개 되더라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전망이다. 매체는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없는 팬들을 위해 TV 중계를 이전보다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이 배턴을 이어받았다.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8일 BBC를 통해 "리그 재개를 위해 UEFA와 모든 시나리오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유력한 날짜는 5월28일이나 6월6일 혹은 6월28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스페인 당국의 허락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며 포기할 상황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독일 분데스리가도 동조했다.

크리스티안 자이퍼트 분데스리가 CEO도 "분데스리가 1부와 2부 모두 5월초 재개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축구는 우리 문화의 일부다.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역시 '무관중 경기'로 가닥을 잡았다. 텅 빈 경기장에서 공을 차더라도 어떻게든 시즌을 마치려는 것은, 잃는 것이 너무 큰 까닭이다.

뉴스1

유럽리그가 꿈틀거리고 있다. 무관중 아래서라도 시즌을 마치겠다는 각오다.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만약 이대로 리그가 중단된다면 스페인 클럽들이 받을 총 손해는 10억 유로(약 1조3292억원)다. 무관중 경기로 잔여 일정을 치른다 해도 3억 유로(약 3987억원) 손해가 예상된다"면서 리그 중단을 결정하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자이퍼트 분데스리가 CEO 역시 "리그를 제대로 끝내지 못하면 분데스리가 2부리그 구단들 중 50%는 파산 위험에 처한다"고 심각성을 말하며 "분데스리가는 지금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2019-2020시즌 프리미어리그가 그대로 종료됐을 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약 1738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TV 중계권 수입과 매치데이 수입, 상업적 이익 등을 추정한 금액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약 1632억원, 리버풀은 약 1523억원의 손해가 따를 것이라 짚었다. 엄청난 규모다.

이런 분위기에 힘을 얻은 것일까.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도 세리에A의 재개를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이탈리아는 9일 이탈리아축구협회(FIGC)가 의무위원회 화상회의를 열었다고 알렸다. 세리에A가 재개될 경우를 대비한 움직임에 돌입한 셈이다.

풋볼 이탈리아에 따르면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세리에A 회장은 "우리가 리그를 시작할 수 있다는 청신호를 보낸다면, 전 세계 축구 역시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면서 "이탈리아에서 축구가 차지하는 역할을 고려할 때 국가에 중요한 공헌을 할 수 있다"며 비장한 각오를 피력했다.

축구의 땅 유럽에서 축구란 확실히 단순한 스포츠 이상이다. 자이퍼트 분데스리가 CEO의 표현처럼, 축구가 시작되어야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일지 모른다.

코로나19라는 재앙을 뚫고, 지금 유럽은 어떻게든 축구를 다시 하려 하고 있다.
lastuncl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