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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란리베… 도쿄올림픽 취소가 은퇴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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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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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리베. 미친 디그. 매일매일이 전성기. 네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지만 네트 가장 가까이까지 커버하는 선수.

각종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대한민국 여자 배구의 전설 김해란(36ㆍ흥국생명)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김해란은 10일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내게 1순위는 아기와 가정”이라며 “아쉬움은 크지만 나와 가정을 위해, 그리고 후배들을 위해 은퇴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33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려 했다”면서 “매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시즌에 임했지만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미루고 싶지도 않았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당초 은퇴 시기는 2020 도쿄올림픽 이후로 계획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이 1년 미뤄지자 은퇴 결정 역시 앞당겼다. 김해란은 “이젠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내줘야 할 때”라며 “(신)연경이나 (도)수빈이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내 빈자리 걱정은 하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김해란은 남녀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통산 1만5,000수비’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현재 그의 수비 기록은 572개가 모자란 1만4,428개다. 프로리그 출범 후 역대 최고 선수를 뽑는 V리그 10주년 베스트7에 선정되기도 했다. 선수 생활을 그만둘 만큼 심각한 부상도 없었던 그였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더 크다. 김해란은 그러나 “사실 (기록에 대한) 미련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기록엔 신경 안 썼는데 막상 숫자를 보고 나니 아쉽긴 했다”면서 “그래도 내겐 아기가 가장 중요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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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 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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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란은 2002년 도로공사 입단 당시 공격수였지만 발목 부상 탓에 리베로로 전향했다. 실제로 김해란의 선수 초창기 롤모델은 국가대표 공격수 장윤희였다고 한다. 이후 2006년부터 국가대표 명단에 오른 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수비를 책임졌다. 그는 “후배들에게 ‘롤모델은 김해란’이란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면서 “팬들에게도 후배들에게도 ‘국대 리베로=김해란’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수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보냈지만 역시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김해란은 ‘살아있는 전설’이었지만, V리그 우승컵과는 유독 거리가 멀었다. 팀을 옮긴 2017~18시즌에는 리그 최하위라는 힘든 시간도 겪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8~19시즌 생애 첫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김해란은 “2017~18시즌은 힘들면서도 좋았던 시기였다. ‘내년에 우승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견뎠더니 진짜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돌아봤다.은퇴를 선언한 만큼 “일단 푹 쉬고 싶다”면서도 지도자에 대한 꿈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김해란은 “나중에 몸 상태가 괜찮다면 플레잉 코치로 다시 코트에 돌아오고 싶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천천히 준비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의 응원 덕분에 코트에서 뛸 수 있었다”면서 “늘 감사했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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