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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팔 사람' 더 많아진 서울 아파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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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초 매매수급지수 98.4

25주 만에 100 이하로 떨어져

'稅부담' 강남4구 매수심리 최저

서울경제


“지금은 정상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싼값의 기준이 사라졌습니다. 수억원 낮춰 내놓지 않으면 문의조차 없습니다.”(개포동 H 공인 관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4월 초 들어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가 25주 만에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100 아래로 내려가면 공급이 더 많고 100 이상이면 수요가 더 많다는 의미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시장의 매매수급지수는 98.4를 기록해 25주 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각종 규제 대책으로 인해 지난해의 경우 기준치(100)를 밑돌다 10월14일 100.3을 기록했다. 이후 줄곧 100 이상을 유지했지만 최근 각종 악재로 인해 기준치 밑으로 하락한 것이다.

특히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의 경우 매매수급지수가 88.8을 기록, 서울에서 제일 낮았다. 최근 공시가격 인상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데다 정부가 12·16대책을 통해 15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로나19 쇼크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일반 아파트와 고가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나오고 있지만 투자 성격이 강한 재건축 아파트에서는 초급매가 쏟아지고 있다.

강남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양도세 완화를 받기 위해 다급하게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많이 늘었다”며 “반면 융자가 끊기고 주택구매자금 증빙서를 요구하는 등 복합적인 규제에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의 경우 최근 22억5,000만원에 급매로 손바뀜이 이뤄졌다. 매도인이 24억원에 내놓았지만 선뜻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가격을 더 낮추고서야 거래가 성사됐다.

한편 중저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서울 동북권(100.4)과 서남권(104.3)의 매매수급지수는 여전히 매수하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대다수가 아직 9억원을 넘기지 않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각종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한국감정원 기준으로 0.04% 내리며 전주 대비 하락 폭을 더 넓혔다. 특히 서초(-0.24%), 강남(-0.24%), 송파(-0.18%)에서 크게 내리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권혁준·양지윤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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