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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공단 노동자 역사 품은 진보 성지…‘文 복심’ ‘3선 자객’ 격돌[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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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국민의 선택은 서울 구로을 윤건영 vs. 김용태
윤, 정치신인 ‘겸손한 유세’ 강조 "靑 국정운영 경험으로 위기 돌파"
김, 험지 출마로 정권심판론 어필 "검증된 프로 주민들이 평가할 것"


파이낸셜뉴스

4·15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인사와 미래통합당의 대표적인 소장개혁파의 맞대결이 성사된 서울 구로을 지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신도림역 1번 출구앞에서 지나는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전략공천된 김용태 미래통합당 후보는 구로구 테크노마트 앞에서 출근길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이진석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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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성장의 영광과 미싱 노동자의 땀, 서민의 꿈이 녹아 있는 노동자의 삶이 투영된 서울 구로구는 수많은 공장에서 삶의 열기를 뿜어내는 대표적 공업지역이다. 구로디지털단지는 첨단산업의 중심지를 꿈꾸고 있고 신도림역 인근엔 청장년층 세대가 다수 형성돼 있다.

서울 안에서도 진보세가 비교적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왔으며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범진보성향의 민주당 후보가 내리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선 박영선 중기부 장관(54.14%)이 강요식 새누리당 후보(31.5%)를 꺾었다. 그는 재개발 열풍이 전국을 강타한 18대 총선에서도 서울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민주당 소속 당선자 7인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과 제1야당 사무총장 출신 3선 의원이 맞붙으면서 서울 내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부상했다.

■'文 복심' 윤건영 "겸손한 선거운동"

10일 오전 7시.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 후보가 신도림역 1번 출구 앞에서 '본인'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파란색 마스크와 손장갑을 끼고 지나는 주민들에게 '90도' 직각 인사를 했다. 큰 일교차로 날씨가 쌀쌀했지만 약 두시간 동안 이어진 출근길 유세 내내 윤 후보의 얼굴은 다소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부담된' 타이틀도 걱정이지만, 반드시 승리해서 구로을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첨단 기업도시로 탈바꿈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를 알아본 시민들이 손을 흔들거나 "힘내세요" "파이팅입니다"라며 윤 후보를 격려했고, 일부 유권자들은 셀카를 찍거나 지역 민원을 쏟아내는 등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지나는 유권자들과 특유의 친근함을 앞세워 지역 현안을 귀담아듣는 '진심 소통'의 그의 강점이다. 한 60대 유권자에게 윤 후보와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느냐라고 묻자 "윤건영 당선 꼭 되라고 얘기했어. 필승!"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겸손한 선거운동'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저는 이번에 처음 출마한 정치신인이다. 낮은 자세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한 분, 한 분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저는 청와대에서의 국정운영 경험이 풍부하다. 위기 국면을 조정하고 돌파하고 처리하는 경험과 능력이 상대적으로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野 자객' 김용태 "검증된 프로"

비슷한 시각, 구로구의 랜드마크 신도림테크노마트 앞에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사무총장을 지낸 김용태 통합당 후보는 연신 허리를 굽히면서 "민심이 이깁니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서울 양천을 현역 의원인 그는 당초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대통령의 남자' 윤 후보를 대적해 현 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통합당 공관위에서 전략공천을 한 드문 케이스다.

오전 6시30분부터 출근인사에 나선 그는 선거운동원 도움 없이 피켓을 들고 한 표를 호소하는 '나홀로 유세전'을 펼쳤다. 당초 서울 양천을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 김 후보는 당시 특유의 성실함과 끈질긴 뚝심으로 표심 파고들기에 나서면서 '단기필마'로 당당하게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었다. 현역 의원시절, 의정활동을 빼곤 거의 지역구 사무실에 머무르면서 '주민 민원실'을 운영, 지역 현안을 샅샅이 꿰뚫고 있을 만큼 활발한 주민과의 스킨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2008년 처음 총선에 출마했을 때부터 혼자 선거운동을 해왔다"며 지나치는 주민들에게 큰절을 하듯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주민들과 주먹인사를 나누던 김 후보에게 한 시민이 다가와 "이번에는 한 번 바꿔봤으면 좋겠다"며 격려했다. 김 후보는 "구로는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도시가 됐다"며 "저는 3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하면 퇴출되는 절박한 심정으로 일해온 사람이다. 검증된 프로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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