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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금값 다시 천장 뚫었다…온스당 1700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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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진열대에 금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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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인 금이 귀환했다. 국내 금값이 6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랐고, 국제 금값도 온스당 1700달러를 돌파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전날보다 1.38% 오른 6만5340원에 마감했다.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다. 장중 한때 6만5800원까지 올랐다. 국제 금값도 상승세다. 9일(현지 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68.5달러(4.1%) 오른 1752.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재정 위기 등을 겪었던 2012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값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지난달 급락했다. 국제 금값의 경우 지난 2월 24일 온스당 1676.60달러에서 3월 중순 150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현금 확보를 위해 금마저 팔아치우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몸값이 오르는 '안전자산'이란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한 거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강하게 반등해 3월 저점 대비 20% 가까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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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6월물)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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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원인은 전 세계적인 양적 완화 정책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돈 풀기'에 나선 게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시중에 돈이 늘면 돈(달러)의 가치는 약세를 보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103까지 올랐다가 최근 100 밑(9일 기준 99.58)으로 떨어졌다. 금은 달러 표시 채권의 대체 자산이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오른다. 또 금은 이자가 없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 때 투자 매력이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의 유동성 공급 정책과 코로나19 확산 둔화, 신용 경색 진정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금에 대한 투자 심리에 초록 불이 켜졌다"고 말했다. 금 공급 차질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 제련업체들이 셧다운으로 생산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큰 금 현물시장인 런던에서 미국 금 선물 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로 금 운송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금값을 밀어 올린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IB) 업계는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지금이 금이 사야 할 때"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코로나19 영향이 6월까지 이어질 경우 금값이 1년 안에 온스당 1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가의 전망도 비슷하다. 하지만 금값이 최근 많이 오른 데다, 금 자체가 가격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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