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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프랑스 등 세계 각국, 한국 정부에 문 똑똑 “시민들이 방역에 협조하는 비결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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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2월 23일 코로나19 여파로 임시휴업을 한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가연합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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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성공 비결에 대한 세계 각국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기구와 유럽 각국은 한국의 방역 성공조건으로 뛰어난 정보기술(IT) 인프라와 투명한 정보공개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통제 조치에 협조적인 시민사회 문화도 이들의 관심 대상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날인 9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한국투자공사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을 공유하는 한·불 화상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의 요청으로 열렸으며,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 등 정·재계 관계자 및 언론인 400여명이 온라인으로 접속해 참석했다. 한국 측은 허장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 등이 참여했다.

이날 회의는 당초 1시간 예정이었으나 프랑스 측의 질문이 쏟아져서 40분 가량 연장됐다. 정부 관계자들이 다음 일정 때문에 모든 질문에 답변하지 못해 양해를 구하며 자리를 떠야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프랑스쪽 참석자들이 코로나19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세세하게 잘 알고 있었다. 진단방식 등 기술적 면보다 정부의 조치를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해 했다”고 전했다. 특히 31번 확진자 이후 대구에서 감염이 크게 퍼졌을 때 봉쇄조치를 하지 않고 대응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거웠다. 허 차관보는 “한국정부는 국민들이 불안해 하는 상황에서 모든 정보에 대해 세세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항균커버 등 시민들의 일상적 방역노력의 비결에 대해서까지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해외 언론의 요청이 쇄도하자 10일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역학조사지원시스템’ 온라인 설명회를 가졌다. 위치정보, 신용카드 사용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통해 확진자의 동선, 대규모 발병지역 등을 실시간 분석하는 이 시스템에 대해 30여곳 외신들이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을 비롯한 다양한 질의를 쏟아냈다. 시스템 공유 가능여부에 대한 질의에 박영준 중앙방재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각국별로 개인정보 등 법률·제도적 기반이 다른 만큼 협력을 요청하는 국가의 상황을 파악해서 협조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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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가 세계은행에 제출한 신종 코로나 국내 대응 소개 자료 표지.


이처럼 최근 한국 정부에는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리시 서낙 영국 재무장관 요청으로 화상회의를 했다. 서낙 장관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한 상태에서 영국 국가수반 역할을 하고 있다. 서낙 장관은 “한국의 사례를 통해 많이 배우고 싶다”며 정부와 시민사회의 의사소통에 대한 내용을 세세히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25일 막티 디옵 인프라 부총재 명의로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 대응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고 요청이 있을 경우 양자 간 협력을 제공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기재부는 34쪽 분량의 영문 보고서를 만들어 세계은행에 전달했다.

방역에 협조적인 시민사회의 대응 역시 관심사이다. 각국 정부의 단골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자가격리 대상자들이 확진 판정이 뜨지 않았는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집에 있는 것이 가능한가”였다. 독일의 월간 문화비평지 메르쿠어는 지난 1일 베를린자유대학 철학과 박사과정 중인 김강기명씨의 글을 소개했다. 김강씨는 “한국인들은 안전을 위한 정부의 통제를 시민권 혹은 인권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인다”고 소개했다. 김강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방역성공 이유를 유럽에서는 ‘성공적인 민주적 모델’, 한국정부는 ‘시민의식’이라 표현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소개할 필요를 느꼈다”며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며 시민사회가 얻어낸 ‘보호적 행정’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의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은하·송진식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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