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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복GO를 찾아서]레전드 아이스크림의 변신... 응답하라 '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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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쌍바ㆍ누가바 등 업그레이버전으로 소비자 곁으로

식품업계 '할매 입맛·아재 입맛' 바람 불어

유통업계 강타한 뉴트로 열풍..당분간 계속될듯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오랜 세월이 흘러도 ‘맛’에 관한 기억은 생생하다. 특히 유년 시절 먹었던 먹거리 들은 어른이 된 지금 한 번쯤은 생각나기 마련이다. 이런 가운데 이름만 들어도 그때 그 시절 추억까지 떠오르게 하는 레전드 아이스크림들이 탈바꿈을 한 채 소비자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아이스크림 출시연도 아시나요?”…누리꾼 관심↑

올해 식품업계를 이끈 트렌드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뉴트로’다. 뉴트로는 ‘뉴(new)’와 ‘레트로(retro·복고)’의 합성어로, 젊은 세대가 익숙하지 않은 옛것을 새롭게 느끼면서 즐기는 경향을 말한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1980~1990년대 감성에 대한 관심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유행에 민감한 식품 업계에서는 소위 ‘할매 입맛·아재 입맛’을 겨냥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뉴트로 트렌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가운데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아이스크림의 출시연도’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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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 누가바 (사진=해태제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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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에 출시된 ‘누가바’는 국내 최초로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초콜릿코팅을 씌워 인기를 모았다. 최근 선보인 누가바 제품은 겉과 속을 바꿔 ‘누드 누가바’로 변신, 겉을 감쌌던 누가 초콜릿이 바닐라 아이스크림 속에 박혀 또 한 번 인기몰이 중이다. 여기에 겉에 코팅된 화이트초콜릿과 안에 콕 박힌 딸기를 더한 ‘마스카포네(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크림치즈) 딸기누가바’는 치즈의 풍미를 진하게 한 느낌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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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빅 변천사 (사진=빙그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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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출시된 빙그레 ‘비비빅’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팥을 사용해 만든 아이스크림으로 달콤한 맛과 통팥의 함량이 높아 팥빙수나 팥죽을 간단히 만들 때 활용하는 레시피가 온라인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이후 2018년 ‘비비빅 더 프라임 인절미’로 변신했다. 특별한 마케팅 활동이 없었음에도 이 제품은 출시 후 1년간 250만 개가 넘게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인절미를 활용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빙그레는 이듬해 ‘비비빅 더 프라임 흑임자’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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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쌍바 (사진=해태제과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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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도에 태어난 해태제과의 ‘쌍쌍바’는 하나의 제품 포장 안에 2개의 막대에 꽂힌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둘이 나눠 먹는 ‘쌍쌍바’는 경제가 어려워진 외환위기 때 부활했다. 초콜릿맛 단일이었던 쌍쌍바는 지난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복숭아와 톡톡 튀는 상큼한 맛이 일품이 크랜베리가 만나 재탄생했다. 이 제품은 기존의 쌍쌍바와 180도 다른 맛을 자랑한다. ‘크랜베리 쌍쌍바’를 본 누리꾼들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나눠 먹으면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사랑스러운 색깔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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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한정판으로 출시된 죠크박바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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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3종 아이스바를 하나에…‘죠크박바’도 출시

1980년대 출시돼 30년간 빙과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려온 ‘죠스바’(1983), ‘스크류바’(1985), ‘수박바’(1986)는 한 가지 맛으로 합쳐져 ‘죠크박바’로 돌아왔다. 이는 롯데제과가 올해 만우절을 앞두고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기획된 제품이다. 제품의 겉모습은 스크류바의 비비 꼬인 모양을 따왔고, 표면은 죠스바와 같은 회색으로 덮었다. 아이스크림 안쪽은 수박바의 빨간색으로 채워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1980년대를 대표한 3종류의 아이스크림을 하나로 합한 죠크박바를 한정판으로 판매한다는 소식에 구입해봤다.

죠크박바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죠스바 색깔을 띈 꽈배기였다. 한 입 베어 물어보니 그 맛은 오묘했다. 모양만 따온 스크류바의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죠스바와 수박바를 갈아놓은 듯한 맛이 느껴졌다. 그리고 중간에 씹히는 수박바의 씨앗(초콜릿)이 재미를 더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죠크박바를 먹어봤다는 인증글과 사진이 많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만우절 기획이라더니 맛 또한 웃음부터 나왔다”, “스크류바를 제일 좋아하는데 먹어보고 약간 실망했다. 앞으로는 따로 사먹는 걸로”, “아이들은 모양도 색깔도 재밌다고 좋아했다. 한정판 메뉴라 자주 사먹을 수 없어 아쉽다”, “저희 신랑은 맛있게 먹더니 다음부터는 스크류바만 먹겠다네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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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붕어싸만코·녹차붕어싸만코·초코붕어싸만코(사진=빙그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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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에 첫선을 보인 ‘참붕어싸만코’는 겨울철의 대표적 국민 간식으로도 불린다. 붕어빵 모양의 과자 속에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통팥시럽이 들어 있는 제품으로 출시 당시 맛과 모양 덕에 아이디어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출출한 오후 시간 공복감을 달래기 안성맞춤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떡붕어싸만코’(기존 붕어싸만코에 미니떡을 20% 더 넣어 쫄깃함을 강조), ‘녹차붕어싸만코’(초록색으로 변한 붕어 안에 녹차아이스크림과 통판시럽을 더함), ‘초코붕어싸만코’(붕어싸만코의 바닐라 아이스크림 대신 초코아이스크림과 초코시럽을 더해 부드러우면서도 꾸덕한 식감을 더함) 등 진화를 거듭하면서 붕어싸만코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흐르는 세월 속에 유행따라 레트로한 식품들은 주변에서 자취를 감췄다. 대신 그 자리에는 고급스러운 포장의 신선한 디저트 간식들로 채워졌고 정겨운 맛의 옛 간식들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는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과거에 대한 향수와 아날로그 감성이 짙어지면서 레트로 열풍은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올해도 레트로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뉴트로 열풍이 강하다”며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고 옛 상품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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