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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옮겨간 투자설명회… 조회수 1만건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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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증권업계 ‘非대면’ 바람

저가 매수 노린 개미투자자 급증… 투자예탁금도 47조6700억 ‘최대’

“딱딱한 글보다 재미있는 영상으로”… 증권사 고급 콘텐츠 제작 공들여

동아일보

미래에셋대우 유튜브 채널인 ‘스마트머니’ 화면. 최근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며 온라인 채널을 통한 투자 설명회가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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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언택트(untact·비대면)’ 바람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트렌드로 자리 잡자 이전에 진행되던 오프라인 투자 설명회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동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락하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유입되며 주식 투자 광풍까지 불고 있다. 비대면 채널을 통해 투자 정보를 얻으려는 투자자와 이들을 고객으로 유입하려는 증권사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온라인 상담 프로그램이 양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은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에서 투자 설명회를 하고 있다.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유튜브 공식채널을 통해 ‘반도체와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을 주제로 한 투자 설명회를 진행했다. 미래에셋대우 소속 애널리스트가 직접 강사로 등장해 약 30분 동안 세미나를 열었다. 두 편의 영상 조회 수는 각각 1만 건 이상이었다. 세미나를 본 투자자들은 “유익한 내용이 많았다” “정기적으로 해 달라”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NH투자증권도 2월 말 ‘4차 산업혁명 유망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전략’, 지난달 31일엔 ‘중국의 클라우드와 전기차 산업 분석’을 주제로 설명회를 열었다. 회사 측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과 직장인들의 참여를 위해 오후 8시에 진행했다.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아 유튜브나 화상 세미나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던 키움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뒤 더 활발히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이 온라인 투자 설명회를 늘리는 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오프라인 투자 설명회를 진행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코스피가 한때 1,400 선까지 떨어지고 미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국내외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자 주식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증가해 투자 수요는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주식 거래가 이루어지는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수’는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86만2000개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4월(247만8000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주식 거래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투자자예탁금도 3월 한 달 동안 12조 원 넘게 늘며 이달 1일에는 47조67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가가 주식을 팔면 개인 투자자가 그 물량을 사들이자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이처럼 주식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자 증권사들은 투자 정보 전달 채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는 추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온라인 채널 주 이용자를 20, 30대 젊은 고객으로 여겼는데, 현재는 모든 연령층이 온라인 이용에 별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온라인 세미나 강화를 통해 신규 고객을 늘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온라인 세미나에 공을 들이면서 예전보다 질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엔 애널리스트 등 증권사 직원들이 온라인 세미나를 PDF 보고서나 오프라인 세미나의 보완재 수준으로만 여겨 딱딱하고 형식적인 내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이른바 주식 고수라고 불리는 이들이 운영하는 채널에 몰리곤 했다.

김상훈 삼성증권 리테일전략담당은 “같은 내용이라도 딱딱한 텍스트보다 동영상으로 알기 쉽게 설명했을 때 고객 반응이 훨씬 좋다”며 “증권사도 재미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언택트 세미나는 증권사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사로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소수 고객만 초청해 개인방송 형태의 온라인 개정 세법 관련 세미나를 진행했다. 교보생명도 이달부터 두 달 동안 온라인을 통해 자산관리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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