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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무튼, 주말] 해병 입대 손흥민, 8월 제대 심창민… 코로나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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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일부 스포츠 선수에겐 기회

“손흥민은 팔이 부러져 현재 한국에서 회복 중인데, 이 휴식기 동안 선수 생활에 영향을 끼치지 않고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지난 2일(한국 시각)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보도한 내용이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면서 세계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가 멈췄다. 올해 7월 예정이었던 올림픽도 1년 연기됐다. 하지만 모두가 눈물을 흘리는 건 아니다.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는 상황에 회복 시간을 벌거나, 군(軍)복무를 이때 해결하는 선수도 있다.

조선일보

토트넘 축구선수 손흥민(왼쪽)과 삼성라이온즈 출신 상무 야구선수 심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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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선수가 손흥민.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뛰는 손흥민은 지난 2월 15일 애스턴 빌라전에서 팔이 부러졌다. 한국으로 돌아와 수술을 받았다. 본인뿐만 아니라 팀에도 여간 손해가 아니었다. 시즌 종료(5월)는 한참이나 남았다. 3월에 투르크메니스탄·스리랑카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예선 두 경기를 치르게 돼 있었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악재였다.

하지만 코로나로 프리미어리그는 중단됐고, 월드컵 예선도 기약 없이 연기됐다. 손흥민 개인으로서는 복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뤘던 군사훈련도 마칠 예정이다. 201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얻게 된 그는 오는 20일 제주도에 있는 해병대 9여단 훈련소에 들어간다. 훈련 기간은 3주. 코로나로 멈춘 시간 동안 부상 회복과 병역 문제 해결을 한꺼번에 하게 됐다.

군 복무 중인 일부 선수도 뜻하지 않게 시간을 벌게 됐다.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서는 18명의 선수가 2018시즌을 마친 뒤 상무에 입대했다. 이들은 올해 8월쯤 제대할 예정이다. 시즌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후반에야 몇 경기 정도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에도 국방부 시계는 굴러가게 마련. 시즌이 개막이 늦춰질수록 8월 이후 진행되는 경기 수가 늘어나게 되고, 이들은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된다. 18명의 선수 가운데는 삼성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출신 심창민 등 주전급 선수가 포함돼 있어 올 시즌 순위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자 골프도 변수가 있다. 올림픽 여자 골프는 당초 올해 6월 29일 기준 세계 랭킹으로 출전권이 결정될 예정이었다. 한 국가에서 최대 4명만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한국 선수 가운데 현재 4위권(고진영·박성현·김세영·이정은) 밖에 있는 선수들은 초조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랭킹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순위를 끌어올릴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이 밖에 당초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던 '암벽여제' 김자인(32)도 다시 도전할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김씨는 당초 이달에 열릴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해 본선행 티켓을 노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회가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고, 작년 8월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자가 결정되면서 올림픽 출전은 무산되는 듯했다. 그런데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아시아선수권대회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커졌다. 당연히 올림픽 출전의 불씨도 살아남은 것이다.

남자 수구(水球) 대표팀은 애간장이 탄다. 대표팀은 2월에 올림픽 티켓이 걸린 아시아예선 대회에 참가해 올림픽 출전을 노렸다. 하지만 코로나로 국제수영연맹(FINA)은 대회를 취소하고, 2018년 아시안게임 순위로 예선을 대체하기로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5위를 차지한 대표팀은 자동으로 출전이 좌절됐다. 그러나 올림픽 자체가 1년 연기되면서 예선전이 부활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승재 수구대표팀 감독은 “일단 국제수영연맹은 아시안게임 순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주기로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올림픽이 연기됐으니 예선 대회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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