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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톡톡에듀]'온라인 개학'이라는 데 노는 건지 공부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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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나 샘의 교육을 부탁해'

    자유와 통제 사이 균형 찾기

    중앙일보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여고 교실에서 선생님이 온라인으로 조회를 열고 출석 체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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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고등학교 전 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했다. 익숙하지 않은 작업이 산더미인 데다가 담임으로서 반 아이들 교과목 하나하나, 교과 교사로서 각 반 아이들 하나하나의 경우를 입력하고 체크하다 보면, 정작 학생 한 명 안 보이는 학교 현장은 마치 폭탄을 맞은 듯하다. 한 가지 지시사항으로 몇 번을 전화해야 한다. 수차례 전화를 해도 연결이 안 될 땐 순간적으로 마음이 울컥하기도 한다. 이럴 때 부모님께 연락해보면, “애가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나네요, 어떻게 하죠?”라는 하소연을 듣곤 한다. 권위적이지 않고 자율적 분위기의 가정에 이런 일이 많다. 이제 좀 컸다고 어지간한 이야기를 잔소리로 퉁겨내니 부모님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갈등이 심해지면 원래 권위적이었던 가정보다 오히려 더 통제가 심해지기도 하고 집안 분위기도 엉망이 되어 버린다.

    물론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자유를 보장하고 자율적인 성장 환경을 조성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코로나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평소에 좋다고 생각했던 요소들의 민낯이 드러나곤 한다.

    그러고 보면 요즘 민낯이라는 표현이 부쩍 자주 보인다. 평소의 꾸민 이미지와 다른 실체가 드러났다는 얘긴데, 요즘은 선진국인 줄 알았던 국가들의 현주소를 언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는 나라들이 오히려 기본권을 억제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 초기에는 한국의 모바일 정보를 이용한 방역이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많았다. 어떤 프랑스 경제지에서는 ‘감염자 동선 공개 : 개인의 자유를 희생시키지 말자’라는 기사에서 한국을 감시와 밀고의 나라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자 프랑스에서는 오히려 기본적인 통행의 자유마저 제한한다. 자녀의 자유를 우선시하다가 결국에는 통제가 더 심해지는 가정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어쨌거나 자유라면 일단 긍정적으로, 통제나 권위라면 일단 부정적으로 보는 성향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중앙일보

    남양주 덕소고 교사. 23년 차 베테랑. 한문 교사이자 1급 학습 코치 및 전문상담교사. 취미이자 직업이 학생 상담. 1000여 명의 학생의 학습 심리 테스트를 진행했다. 자기 주도 학습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썼고 학교에서 ‘자기 주도 학습 클리닉’과 ‘학종내비게이션’(학종 지도 프로그램)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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