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초등학교 2학년을 둔 엄마다.
원격수업을 하는 도중 집중을 못하는 아들에게 언성이 자꾸 높아진다.
손으로 장난을 치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 엄마 속은 타들어간다.
1교시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 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파에 가서 TV를 켠다. 그리고 또 다시 2교시. 서둘러 아이를 불러 수업에 집중하려 하지만 상황은 1교시보다 더 안좋아졌다.
여기에 설상 가상 원격수업은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아이의 집중을 더욱 방해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에 맞춰 하루 휴가를 낸 A씨는 내일이 걱정이라고 토로한다.
내일부터는 할머니가 손자를 대신 돌봐주기로 했는데 제대로 수업이 진행되기는 불보듯 뻔하다.
그는 "제가 옆에 있는데도 저렇게 산만한데 할머니가 손자를 제대로 볼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자녀를 둔 미아동에 사는 B씨의 상황도 비슷했다.
그는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역시 연차를 냈다. 온라인 개학 첫날이라 수업을 도와주기 위함이다.
평소 개학 처럼 아침부터 두 아이를 깨웠고 지난 주말 내내 주간 학습 계획표를 검토하는 그는 아이들에게 접속 방법을 반복해서 알려줬다.
첫째는 노트북으로 둘째는 TV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고 양쪽을 오가며 B씨는 수업이 잘 진행되는지를 점검했다.
하지만 역시 저학년이라서 그런지 집중을 잘 못해 처음에는 차분히 말했지만 갈수록 목소리는 높아졌다고 토로한다.
그는 "당장 내일부터 출근인데 시어머니에게 아이들을 맡기는게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개학이 맞벌이 부부에게는 또 다른 업무의 시작인 것 같다"며 걱정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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