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국내 최장 입원기록, 병원비 최소 3000만원
확진 경로 아직까지 불분명
대구시 관계자는 26일 "경증이긴 하지만 두 달간 기침과 가래 등 증상을 계속 보였던 A씨가 지난 22일 이후 실시한 두 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퇴원 조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대구 지역 코로나 확산 시발을 알렸을 뿐 아니라 신천지 교인 집단감염을 알린 인물이다. 대개 2~3주 정도면 증세가 호전되는 다른 환자들과는 달리 A씨는 두 달이 넘도록 증세가 이어져 최장 입원 치료를 받았다. A씨의 치료가 길어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의 치료비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코로나 환자 치료비는 전액 국가가 부담하지만 감염 확산 요인이 된 A씨는 예외로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1인실 기준 음압병실비와 검사비 등을 합치면 A씨의 병원비는 최소 3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A씨의 입원과 퇴원은 코로나 사태의 본격적인 확산·위축과 흐름을 같이한다. 지난 2월 18일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확진자가 하루 최대 741명까지 나오면서 대구는 일상이 멈춘 도시가 됐다. 대구 최대 시장인 서문시장은 개장 수백년 만에 처음으로 문을 닫았고, 번화가 동성로는 발길이 끊겼다. 대구의 먹자골목 중에서도 안지랑 곱창골목은 A씨가 다니던 신천지 대구교회와 가깝다는 이유로 한 달 가까이 인적이 끊겼다.
A씨는 코로나 역학조사의 무게중심을 신천지로 옮긴 환자다. A씨 이전까지 확진자 30명에게는 뚜렷하게 공통된 특징이 없었다. 하지만 A씨를 포함해 함께 예배를 본 신천지 신도들이 무더기로 감염되면서 보건 당국은 신천지에 대해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섰다. 26일 기준 대구 확진자는 총 6846명으로 이 중 4261명(62.2%)이 신천지 교인이다.
A씨의 확진 경로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A씨는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이전의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신천지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A씨가 신천지 교인 중에서도 최초 확진자"라고 했다. A씨는 퇴원 이후 자택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대구=이승규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