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이 먼저 등교하도록 추진하던 정부가 고3 학생만 먼저 등교하게 하는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중3 학생들이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제대로 지킬지 불확실하다는 우려 때문인데, 교육부는 당초 지난 29일까지였던 교원 설문 기간을 연장하는 등 막판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30일 교육부 한 관계자는 "고3과 중3을 먼저 등교시키는 방안, 고3만 먼저 등교시키는 방안 등 여러 시나리오를 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주말 사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등교 개학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교육부와 중대본이 이달 중순 첫 등교 개학 대상에 고3만 포함하는 방안을 새롭게 논의하고 있다는 뜻이다. 입시를 앞둔 고3과 중3 학생들을 먼저 등교하게 하는 방안에서 한 발짝 물러선 조치다. 정부가 이 같은 고심에 빠진 이유는 교육계와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 만 15세인 중3이 5월 6일부터 예정된 '생활 속 거리 두기' 지침을 제대로 지킬지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경기도 한 중학교 3학년 담임 조 모씨는 "중학생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은 인지하고 있지만 얼마나 기계적으로 생활방역 지침을 따를지 미지수"라며 "4월 초 '워킹스루' 방식으로 진행된 교과서 배부 때도 교문 밖을 나서자마자 학생들이 학교 인근에서 삼삼오오 모여 어울렸다"고 했다. 일부 시도교육감도 학교 방역을 이유로 중3을 제외하고 고3만 먼저 등교시키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입 준비로 등교가 시급한 고3보다 고입을 준비하는 중3 학생 수가 현저히 적다는 의견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영재학교·자사고·특목고 등은 한 해 2만2000여 명을 선발하는데, 중3 학생 4만여 명 정도가 지원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중3은 44만3512명으로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은 전체 중3의 10% 수준이다.
5월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도 중3 등교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어린 학생일수록 황금연휴 기간 여행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이후 학년별 순차적 등교 개학 시점으로 이르면 5월 11일 혹은 18일 전후가 거론되고 있다. 교원단체들도 황금연휴로부터 잠복기에 해당하는 2주가 경과한 18일 이후 순차적 등교 개학을 교육부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등교 개학 결정에 앞서 최종적으로 교육계와 학부모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교육부는 등교 개학 관련 교원 설문조사 마감을 지난 29일에서 하루 연장해 30일까지 진행했다.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는 1일까지 이뤄진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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