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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ㆍ에미상 정복’ 넷플릭스, 이번엔 韓 백상예술대상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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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올해 공개한 드라마 ‘킹덤2’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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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킹덤’과 영화 ‘사냥의 시간’이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넷플릭스 작품이 국내 시상식에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넷플릭스는 8일 ‘킹덤’과 ‘사냥의 시간’이 백상예술대상 부문별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킹덤’은 TV부문 작품상과 예술상(VFXㆍ특수효과) 후보로, ‘사냥의 시간’은 남자최우수연기상(이제훈)과 남자신인연기상(박해수) 후보로 최종 선정됐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형 좀비물인 ‘킹덤’은 지난해 첫 시즌이 공개된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시즌까지 공개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후보에 오른 시즌2는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대본에 김성훈ㆍ박인제 감독의 속도감 있는 연출이 어우러지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조선 시대에 대한 정교한 고증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선을 창조했다”는 호평을 받으면서 컴퓨터그래픽(CG)을 담당한 시각 특수효과 전문 기업 매드맨포스트가 예술상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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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지난달 독점 공개한 ‘사냥의 시간’의 한 장면. 배우 이제훈이 백상예술대상 남자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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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이 9년 만에 메가폰을 잡으며 화제를 모았던 영화 ‘사냥의 시간’은 희망이 없는 현실 속에서 위험한 범죄를 계획하는 4명의 청년과 그를 추격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추격 스릴러물이다. 극장 개봉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개봉이 불투명해지자 넷플릭스가 120억원을 들여 판권을 샀다. 올해 2월 베를린영화제 베르니날레 스페셜 부문에 초청 받기도 했다.

영화 속 이제훈은 행복한 미래를 위한 위험한 계획의 설계자인 ‘준석’ 역을 맡아 친구들을 지옥으로 끌어들인 절망감을 세심하게 연기해 남자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올랐으며, 정체불명의 추격자 ‘한’ 역으로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유발하며 독보적인 분위기를 보여준 박해수는 남자신인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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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로마’.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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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이미 넷플릭스 작품이 권위 있는 예술상을 수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10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감독상을 비롯해 3관왕에 올랐고,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기묘한 이야기’ 등 넷플릭스의 대표 드라마 시리즈들은 수 년간 에미상과 미국배우조합상(SAGA) 트로피를 휩쓸었다. ‘아메리칸 팩토리’ ‘이카로스’ 등 넷플릭스가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아카데미 시상식 다큐 부문에서 4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2016년 처음 국내에 발을 들인 넷플릭스는 그 동안 ‘옥자(2017)’ ‘범인은 바로 너(2018)’ ‘페르소나(2019)’ 등 자체 제작 작품을 여러 차례 내놨지만, 국내 주요 예술상 후보를 배출한 것은 처음이다. 백상예술대상은 1965년 한국 대중문화 발전을 위해 제정된 종합예술 시상식으로, 1년간 상영 혹은 방영된 영화와 TV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들에 트로피를 수여한다. 영화 부문에서는 청룡영화상ㆍ대종상과 함께 국내 3대 영화상으로 꼽히고 있으며, 시상식을 진행하지 않는 종편ㆍ케이블 채널 프로그램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TV 부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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