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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맙시다, 가짜뉴스로 상까지 받은 그 기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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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가짜뉴스 사례 모음집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

지난 4월, 영국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어떤 뉴스가 퍼졌다. 그 뉴스는 놀랍게도 코로나19의 전파를 돕는 장치를 찾았다는 내용이었다. 마침 영국은 코로나19로 인해 막대한 인적,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이 뉴스는 빠르게 퍼졌다.

이 뉴스는 다름 아닌 '5G'를 코로나19의 확산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물론 가짜 뉴스였다. 그러나 이 뉴스는 SNS를 타고 사람들에게 퍼졌다. 급기야 영국 내부의 5G 기지국에 대한 방화 사건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까지 말도 안 된다며 해명에 나서야 했다.

5G 가짜 뉴스는 근거가 빈약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전 세계 기지국은 인류의 존망을 손아귀에 넣은 냉전 이후 최강의 세력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황당한 뉴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위협에 떨며 숨죽여야 했다. 가짜 뉴스가 가지는 파급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오늘날, 지구촌 수많은 사람들은 가짜 뉴스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독일의 한 언론인은 이와 같은 가짜 뉴스의 사례에 주목, 기록에 나섰다.
오마이뉴스

▲ 다빈치가자전거를처음만들었을까 ⓒ 페터쾰러



<다빈치가 자전거를 처음 만들었을까>는 가짜 뉴스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고대 이집트 문명에서 현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역사를 다루며 가짜 뉴스의 사례들을 수집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근거나 증거의 여부, 과학에 부합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가짜 뉴스는 세상에 많은 영향력을 끼쳤다.

저자인 페터 쾰러는 독일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다. 언론인으로서 가짜 뉴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조사해 왔다. 저자가 독일인이기에, 이 책에는 독일 언론의 허황되고 망상에 가까워 보이는 가짜 뉴스도 많이 실려 있다. 선진국인 독일도 가짜 뉴스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 셈이다.

이 책은 언론의 가짜 뉴스, 실체 없는 지식, 표절,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가짜 뉴스, 역사 왜곡에 가까운 가짜 뉴스 등을 분류해 그 사례를 소개한다.

이 책에 언론의 가짜 뉴스로 소개된 사례 중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나 있다. 1980년,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 1면에 8살짜리 '지미'라는 마약 중독 소년에 대한 충격적인 기사가 실렸다. 아무리 마약 중독이 미국의 심각한 문제라고 하지만 8살 나이에 마약을 하는 소년이라니 실로 끔찍한 이야기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읽고 관심을 가졌으며, 기사를 쓴 재닛 쿡은 무려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경찰과 사회복지부는 도시를 뒤져 지미를 찾으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소년을 찾지 못했다. 이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마약에 중독된 소년 지미는 재닛 쿡이 지어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사의 모든 내용이 가짜 뉴스였던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공무원들만 헛일을 한 셈이었다.
헤로인에 중독된 여덟 살짜리 흑인 소년 지미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워싱턴에 마약이 통용되는 상황을 지적하고자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었다. 이는 실태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상상력을 동원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신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 61P

2016년 독일 대안당 당 대표는 한 전단을 배포했다. 붉은 깃발의 장대를 든 검은색 옷차림의 남성이 길바닥에 넘어져 기어가는 경찰을 향해 장대를 휘두르는 사진이었다. 독일인들이라면 겁에 질릴 만한 사진이었다.

독일 지역의 이름을 따 '슈타데의 진짜 안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사진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과거 그리스 아테네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역사 속의 가짜 뉴스도 있다. 프랑스 혁명 직전,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가난한 사람들이 기근을 호소하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역시 가짜 뉴스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루소의 자서전 <고백>에서 어느 군주의 부인이 했다고 쓰인 이야기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씌워진 것이다. 해당 부분이 작성될 무렵 마리 앙투아네트는 10대 초반의 나이로 오스트리아에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과거, 한나 아렌트는 "대중에게 설득력 있는 것은 진짜 사실이나 만들어진 사실이 아니라, 일관된 환상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가짜 뉴스들을 살펴본 저자는 한나 아렌트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일관성'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관성이 부족한 환상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소름끼치는 이야기다.

저자는 어떤 가짜 뉴스는 이미 들어본 적 있는 핵심 개념을 담고, 반복적으로 주장해서 신뢰도를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권한다. 조금 더 지켜보는 태세를 견지하고, 검증을 시도하라는 것이 책의 뜻이다.

이 책은 전문적인 언론 연구서라기보다는, 역사 속에 있었고 오늘날에도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가짜 뉴스의 사례 모음집이다. 책에는 독일을 중심으로 프랑스,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가짜 뉴스들이 등장한다. 나의 지식이 얼마나 잘못되어 있었는지 점검하면서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최종인 기자(gkgkgkgkgkg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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