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봉쇄 구상은 백악관과 국방부가 21일 의회에 제출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접근’ 보고서에서도 거듭 확인된다. 보고서는 중국의 패권추구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한국 등 동맹국에 ‘중국 고립’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중 신냉전을 선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그 수위가 심상치 않다.
미국의 대중 공세에는 코로나19 대응실패와 경제난으로 11월 대선을 앞두고 비상이 걸린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엿보인다. 그렇다고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의 ‘시한부 원맨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최근 흐름을 보면 미국 조야에서 ‘미·중 신냉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중국도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받아치는 기세여서 가뜩이나 암울한 국제정세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미·중 신냉전이 격화되면 한국에 ‘반중 전선’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것은 자명해 보인다. 양국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설 경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외교가 통하지 않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양국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선뜻 어느 한쪽에 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 외교의 딜레마다. 우선은 미국 대선 때까지 외교력을 총동원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미·중 신냉전’ 시대를 헤쳐나갈 외교전략의 새판 짜기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고래 싸움에 낀 새우’처럼 살아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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